전영옥 전교조 여성위원장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내 성폭력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기대와 환영을 표하면서 성희롱 사건 전담반이 제대로 구성돼 학교의 피해자들이 보호받고, 가해자가 다시는 교단에 서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최근 전교조에서 학교 성폭력 사건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증명된 교육관료와 학교장들의 전근대적 사고는 성폭력 피해자가 계속 생겨도 해결되지 못할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전담반이 제대로 운영되

기 위해서는 전담반 구성이 성폭력 전문교육 이수자로 강제돼야 함을 말해두고 싶다.

우선 인천 K여중 남자 부장교사의 성폭력 사건 경우는 성폭력을 바라보는 교육관료의 전근대적 사고가 드러난 단적인 예다.

성추행의 가해자인 이 부장교사가 경력이 짧은 여교사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부르스를 강요하고 신체적 접촉을 강요한 것은 특별한 학교의 특별한 교사 이야기가 아니고 대다수의 학교 분위기다. 이 불평등한 구조에서 성폭력을 해결해 달라고 문제 제기한 여교사에게 ㄷ교육청 행정 책임자인 교육장은 경고장을 발부했다. 술자리에 밤늦게 간 여교사가 교사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경고장을 받은 것이다.

성희롱 사건 전담반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구성원들의 자격과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고 교육관료에 대한 성평등교육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구조에서 부장교사와 경력이 짧은 여교사는 평등한 관계가 되지 못한다. K여중의 예에서 권력적으로 상하관계이며 장유유서가 신조가 되는 불평등한 관계가 검증된 셈이다. 이것이 학생과 교사 사이의 문제일 경우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성희롱은 특별한 범죄가 아니다. 누구든지 권력관계에 따라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교사가 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내가 학생 시절에 보아왔던 교사 성희롱, 성추행은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인터넷 게시판에 성추행교사의 범죄행위를 알린 ㅊ정보고등학교 학생은 제적처리됐다.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이번 시·도교육청 성폭력 전담반의 위상을 세우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