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다가 터질 듯 풀리는 살
멈췄다가 터질 듯 풀리는 살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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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신명이 만나는 점… 살풀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독기인 살(煞)을 풀어준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살풀이춤.

살풀이는 수건을 잡고 추어서, 혹은 무당이 굿판 마지막에 춤재주를 즉흥적으로 보여줬다는 뜻에서 본래는 <수건춤> <허튼춤>이라고 불렸다. 현재의 명칭은 춤꾼 한성준이 1930년대 부민관 극장공연에서 ‘살풀이’라는 말을 쓴 데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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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춤은 경기도 도당굿에서 비롯된 고 김숙자류의 도살풀이춤과 전라도 지방에 전승된 이매방류의 (민)살풀이춤으로 나뉜다. 김숙자류의 춤이 섬세하고 고운 면을 가지고 있다면 이매방류의 춤은 구수하면서도 화끈한 멋을 가지고 있어서 대조적인 멋을 보인다. 도살풀이춤이 12박자의 살풀이 장단을 쓰는데 반해 살풀이춤은 기교가 많은 4박자 장단에 맞추고 줄풍류 반주를 쓰기도 한다. 춤출 때 쓰는 수건 길이도 다르다. 도살풀이춤은 수건 길이가 길고 살풀이춤은 짧다. 자연히 도살풀이춤의 움직임이 더 유장하다.



살풀이춤의 핵심 형식은 손에 수건을 들고 남도무악인 살풀이곡에 맞춰 추는 것이다. 수건을 들고 춤을 추는 까닭은 춤을 만들어 낸 창우(唱優)들이 판소리를 할 때 땀을 닦거나 멋(발림)으로 사용한 데서 온 것. 달리는 춤꾼이 자기의 감정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춤의 기본동작은 정(靜) 중(中) 동(動)의 3요소를 모두 갖고 있어 맺고 이었다 푸는 것이 특징이다. 살풀이춤에서 장단으로 쓰는 시나위는 살풀이곡이라고도 하는 전라도 지방 무악의 한 종류다. 각 악기가 불협화음을 이루어 가며 제멋대로 연주하는 듯 하면서도 조화를 갖는 점에 시나위의 묘미가 있다. 살풀이 장단이 신에게 제사를 드릴 때 연주되면 <시나위> 또는 <신방곡>이라 하고 춤 반주로 쓰일 때는 살풀이가 되는 것. 장단은 항상 단장고(單杖鼓)이며 입타령으로 효과를 높인다. 반주 악기로 피리·대금·해금·장구·북이 1개씩 쓰이며 간혹 징을 두드릴 때도 있다. 창우들이 대개 무당 출신이라 어두운 장단인 살풀이곡을 반주음악으로 선택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흔히 살풀이춤은 여성들만의 춤으로 인식되곤 한다. 살(煞과) 한(恨)을 푼다는 춤의 의미는 질곡 많은 여성의 삶을 연상케 한다. 또 살풀이춤을 추었던 무당이 대부분 여자였기에 그렇게 여겨지기도 한다. 호남쪽 살풀이춤의 대가 이매방씨를 여자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러나 살풀이춤 연희 과정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살풀이춤 사위 속에 녹아들어간 정중동의 가락은 인간 감정의 양면성을 표출하고 있기에 춤의 감정은 인간 보편성을 담고 있다. ‘살풀이=한=여성’의 도식으로 일치시킬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여성을 유난히 여러 금기로 몰아세웠던 유교사회에선 여성이 감정이입하기가 더 쉬웠던 춤이 살풀이춤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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