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아키아연대(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가 공동 주관하는‘2002 아줌마가 뽑은 참 건강한 세상 大賞’선정 작업의 일환으로 첫 출범한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이 지난달 11일부터 2주간 진행된 기업활동 및 기업 윤리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최근 한자리에 모였다.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의 이번 활동은 영향력있는 소비 주체로 떠오른 아줌마들이 기업의 제품 생산과정에까지 개입, 소비자 역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기업실사 과정에서 맹활약했던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의 대표주자 김명자, 현순이, 빈미선, 임현자 씨의 입을 통해 이번 활동과정상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향후 기업들에게 영향력있는 소비 주체로 다가서기 위해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이 수행해야 할 과제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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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자

▶현순이

사회 : 이번에 처음으로 발족된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의 활동은 소비자 위상을 한차원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기업실사를 통해 얻은 결과물부터 말씀을 좀 해 볼까요.

빈미선 : 기업을 직접 방문해 보니 막연하게 생각했던 불안감들이 사라지고 오히려 신뢰감이 생겼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 사용에 대한 결과를 유심히 물어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제품을 비교 평가해보라고 권하게 되더군요. 저절로 그렇게 됐어요. 우리가 기업의 제품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런 사실을 자꾸 알려주고 싶어 목이 근질근질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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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미선

▶김명자

김명자 : 무엇보다 여성신문사가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을 결성한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랜기간 집안에서만 있었던 저희 주부들이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뿐만 아니라 직접 기업 현장에 나가 조사를 벌일 수 있다는 것에 은근히 신나고 자부심이 느껴지더군요. 소비자가 그렇게 강한 힘으로 작용하는 줄 몰랐습니다.

임현자 : 소비자가 권리를 얘기하기 전에 주체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어요. 제가 실사에 나선 소망화장품의 경우 화장품 용기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화장품 케이스를 저렴한 것으로 제작을 했는데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실속을 차리기보다는 화려한 겉모양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각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단 생각을 하게 했어요. 재활용 화장품 용기라도 주저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시설이나 활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 : 소비자 선호도에서 신뢰가 강한 기업을 대상으로 실사를 해서인지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같군요.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의 기업실사의 기본 조사 지침은 건강, 여성, 환경, 소비자 권리, 기업윤리 평가로 크게 구분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부 항목에서 중요하게 지적된 점은 어떤 점이었습니까. 진행과정상 문제점도 발견됐을 텐데요.

현순이 : 가족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제품인지, 환경보호 처리시설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소비자 상담실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예산 및 인원편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성을 위한 제반복지 사항은 어떤지,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물어봤어요. 하지만 막상 조사에 들어가니 쉽진 않더군요. 그래서 무엇보다 그 회사의 좋은 점부터 자랑해 보라고 질문에 들어갔습니다.

김명자 : 처음이라 경직돼서 여유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전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구요. 업체나 제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좀 더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실제로 해당 제품을 사용했던 소비자들의 경험담을 많이 듣고 갔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폐수 처리나 시설물에 대한 질문은 솔직히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각 기업은 홍보를 위해 자체 시설에 대한 설명자료를 항상 구비해 놓을 테니까요.

임현자 : 처음이라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은 되지만 전 조금 생각이 다른데요. 전문지식을 갖고 실사에 임했다면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이 아니겠지요. 전문가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진행한 방식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빈미선 : 저는 김명자씨 생각과 많은 부분 동의해요. 우리는 아줌마들의 대표로 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주부들이 궁금해 할 내용들을 미리 파악하고 가는 것이 필요했어요. 모니터링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준비 부족의 한 요인이 되겠죠. 대상기업마다 던진 질문은 회사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사회 :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이 기업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 계획과 준비된 소비자로서의 면면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는 공감이 갑니다. 실사과정에서 기업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개인적으로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을 텐데요.

현순이 : 물론 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았습니다. 대접도 융숭했구요. 하지만 주로 홍보담당자들의 입을 통해 들은 얘기가 많아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생산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우리 눈으로 확인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놓쳤을 소지도 많았구요. 업체를 방문했을 때 직원들의 첫 인상도 무척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는 첫 마음부터 달라진답니다. 소비자 존중의 마음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곤 하죠. 평가단을 수행하는 업체 담당자의 자세도 염두에 둬야해요. 회사에 대한 자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담당자를 만날 때면 기업 이미지까지도 함께 흐려지더군요.

김명자 : 설명을 진행하는 기업체 사람들의 태도가 무척 진지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평가단이 제품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을 때 업체가 가장 많이 내놓는 대안이 ‘연구중’이라는 말이었는데 왠지 도피성 발언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대로 하고 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지 않겠어요? 평가단의 방문 대상이 우수 업체 위주로 선정돼서 나머지 열악한 업체들을 살펴볼 여지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어요. 열악한 업체의 현실을 짚어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사회 : 연구중이라는 말이 답변을 회피하기에 좋기는 하죠. 그들의 대답이 실효성있게 지켜지고 있는지 사후 평가작업도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차후에는 좀 더 세심한 준비를 통해 동종의 여러 업체들을 고루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같습니다. 인상적인 기업체는 없었나요?

빈미선 : 직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주고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주는 만도공조의 복지제도가 참 잘돼있다는 인상을 받아 흐뭇했습니다. 작은 복지차원일지라도 직원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회사에 좀 더 믿음이 가더군요. 평가 작업을 통해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해지고 신뢰감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만큼 기업체들도 아줌마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센스를 발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 소비자들도 기업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되겠구요.

현순이 :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5년 전부터 딤채를 쓰고 있는데 딤채 용기의 원료가 상당히 궁금했어요. 그런데 만도 공장을 방문하면서 황토 성분의 용기가 쓰여 항아리와 비슷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죠. 앞으로 더욱 안심하고 딤채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절로 기업체의 PR요원이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임현자 : 학교 급식 기구를 무료로 제공했다는 린나이코리아의 설명에 감명을 받았어요.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 기업 정신이 읽혀졌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직원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은 많이 생기더군요. 다행히 공장 옆에 병원이 있어서 두 달에 한번은 직원들의 건강을 체크해 준다고 하니까 그나마 안심이 되긴 했지만. 병원과 유아원 위치가 공장 바로 옆이라는 것은 크게 걱정이 되더군요. 소음과 먼지 때문에 어린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됐어요.

사회 : 이번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 활동에서 가장 크게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차후에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을 해 주시죠.

빈미선 : 식음료 업체들의 경우 본사만을 방문하고 공장 실사를 하지 못했어요. 주부들은 특히 식음료의 공정 과정에 관심이 많거든요. 서울우유도 축산 농가를 방문해 원유를 채취하는 장면이나 사료 관리하는 모습들을 직접 확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각 업체들이 소비자 불만 사항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는지에 대한 사후 평가작업도 세심하게 진행됐으면 합니다.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 즉 중간체크가 있어야 업체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합리적인 비판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아줌마 소비자 평가단이 소비자와 기업간 가교 역할을 해주었으면 해요.

임현자 : 이롬라이프의 황성주생식 같은 경우도 건강식품에 속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어요. 강원도 산 재료들로 직접 만든다고 설명을 하는데 솔직히 말만으로는 믿기 어려운 게 현실 아니겠어요? 다음에는 본사 설명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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