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21세기 여성특강> 강영숙 PD 제 7회 여성주간 유공자 상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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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봄 개편을 맞아 신설된 EBS <21세기 여성특강>(월∼수10:00-10:30)의 강영숙 PD가 여성부 주최 제 7회 여성주간 유공자 상을 받게 된다. 이 상은 ‘남녀평등 및 여성의 지위와 권익향상에 공로가 있는 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강 PD가 이끌어 온 <21세기 여성특강>은 이제까지 여성의 이야기를 단순한 가십거리로 들먹이던 여성관련 프로그램의 관행을 넘어‘여성문제’에 대한 성찰적 접근의 가능성을 제시함은 물론 아줌마들과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방식과 그 내용을 상향 조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가요에서 여성찾기’,‘영화, 여성의 눈으로 거슬러 읽기’ 등 대중문화 속 여성을 화두로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함과 동시에 ‘자연주의 여성학’, ‘남성, 그들은 누구인가’,‘여성과 경제력’등 다양한 주제로 한 강연들을 선보인 것 등이 그것이다.

방송사 내부에서는 오전 시간대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페미니즘을 말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것.

그러나 방송이 시작된 지 3개월을 넘어선 현재 시청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영화 속의 여성상에 대해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영화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강의를 듣다보니 정말 화가 나네요”(natural21), “방송을 보다가 문득 힘겹게 직장생활을 하고 일하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안에서 거의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문제를 좀더 심도 있게 다루어 주었으면 합니다”(goodness21) 등 시청자들이 여성으로서 느끼는 공감, 다양한 제안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념상의 일관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

강 PD는 <21세기 여성특강>이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보다 발전적인 여성주의 프로그램으로 그 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동감>(가제)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강 PD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21세기 여성특강>이 일단 ‘여자끼리 이야기’하는 과정이었다면 <동감>은 남성, 아이들까지 끌어들여 공감의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방청객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설왕설래를 시도, 전문가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성숙된 의견의 역동적인 교환을 꾀할 것이다. 사람들의 접근이 편하도록 포장을 바꾸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미 <21세기 여성특강> 이후의 방송편성이 끝난 상태임에도 불구, 프로그램 기획안을 제출한 이유에 대해 그는 “프로그램이 종영될 경우 다시 이런 프로그램이 방영되려면 한동안의 시간이 걸린다”며 “무리수를 두더라도 탄력을 받았을 때 맥을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1세기 여성 특강>을 통해 ‘여성의 눈으로 읽는 한국문학’을 강의했던 김영옥 씨는 더욱 발전적인 여성주의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방송의 대중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매번 많은 사람을 불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의 복수주의, 대중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기본적인 의제를 놓치지 말고 이야기의 심도나 밀도가 혼탁해지지 않도록 이념상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 다수 참여한 시청자위원회 구성 필요

이같은 프로그램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청자의 의견을 올곧게 반영, 판단할 수 있는 시청자위원회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시청자위원회의 평가는 방송편성에 있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 PD는 “시청자위원회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가 선행되지 않은 비판은 프로그램의 제작 의욕을 저하시킨다. 문제의식이 있는 위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 대화하고 설득하는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교육부장 강혜란 씨는 “시청자 위원회는 편성에 개입할 수 있는 단위다. 따라서 여성주의적 시각을 견지한 시청자위원회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연령대별 분포가 고루 돼 다양한 욕구를 충족,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방송의 제작·구성에 있어 많은 여성들의 참여가 기반이 돼야 한다. 제작 당사자나 편성 책임자의 기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이 정민 기자 knnif@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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