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공무원상’받은 여성 최고위직 다니엘 코튼

32살의 한 여성소방관이 퍼블릭 파이낸스 잡지와 영국내각이 수여하는 ‘올해의 공무원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런던 남부 엘트햄·동부 그리니치 소방서장인 다니엘 코튼(Danielle Cotton)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영국 여성 소방관 중 가장 높은 지위에 있다.

영국 전체 소방관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코튼의 수상은 전통적으로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여성에게 한층 더 개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의 직업이 불타는 건물에서, 찌그러진 자동차에서, 그리고 무너진 잿더미에서 살아남는 것을 요구하듯 그의 14년 간 소방관 생활은 마초(Macho)문화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길 요구했다.

코튼은 “과거 동료남성소방관들은 여성소방관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자신들의 세상이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들은 소방서는 소년들의 클럽(boys’ club)으로 영원하길 빌었죠. 또한 그들은 여성동료를 신뢰하지 않았어요. 마치 우리가 남자들을 감시하고 조그만 것도 본부에 일러바치려고 소방서에 왔다고 여겼으니까요”라고 회상한다.

코튼의 회상 속에는 상당기간 남성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던 시간도 포함돼 있다. 그들은 코튼과 수개월동안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절대로 자신들의 사교생활에 초대하지 않았다. 한번은 소방훈련용 탑의 지하에 그를 가두고 물을 채우려 했던 적도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코튼 역시 소방관 생활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워낙 그 생활에 매료되었던지라 어려움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단지 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방서 내 성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런던에 위치한 소방본부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불필요한 성차별조항이나 관습을 없애기 위해 전문조사팀을 구성해 소방관 성차별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여성 소방관의 수를 늘리기 위해 전국을 돌며 미래 여성 소방관들을 모집하고 남성 소방

관을 대상으로 성차별 방지 및 성평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해왔다.

예를 들어 그는 과거에 소방관을 선발할 때 요구하던 신체자격요건의 상당부분이 실제 일을 수행하는 데 그다지 관련이 없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예전에는 76kg정도의 사람을 짊어지고 100야드(91.44m)를 1분 내로 주파해야하고 32인치 가슴에 167.64cm이상의 신장을 소유해야 했다.

현재 이러한 신체조건은 완화돼 키가 작더라도 소방장비를 잡고 끌고 조정할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을 가지면 소방관이 될 수 있다. 대신 완화된 자격요건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한다.

코튼의 수상으로 2009년까지 여성소방관을 전체 15%로 증가시킨다는 영국 정부의 목표가 달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최근 몇 명의 여성소방관이 탄생한 한국에서도 머지않아 그들의 뛰어난 활약상을 전해 들었으면 한다.

이주영 영국 통신원/에섹스 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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