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여성자치언론 <두입술> 6호

"그대 입술을 열어 함께 말하라. 그러나 그것들을 단순히 그냥 열지는 말아라. 우리, 다시 말해 너/나는 열려있지도 닫혀있지도 않다. 우리의 입술 즉 너의 입술과 나의 입술 사이에서는 몇 개의 목소리들. 몇가지의 말하는 방식들이 이리저리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우리의 세계. 안에 있으면서 밖을 향해있고, 밖에 있으면서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통로, 우리들 사이의 통로는 무한하다. 끝이 없는, 어떠한 매듭도 고리도 어떠한 입고 우리의 소통을 멈출수 없다. 우리들 사이에 있는 집은 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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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책의 처음을 루스 이리가레이의 문장으로 여는 연세대학교 여성자치언론<두입술>이 6호 <테마:여자친구>를 발간했다. 2000년 봄 5호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두입술>이라 더욱 반갑다. <두입술>은 창간준비호를 낸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 주변의 일상을 여성의 관점에서 짚어보는 이야기들로 잡지를 꾸려왔다. '일상의 정치' '가치의 전복'이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입술>은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것이 바로 삶을 바꾸는 것임을 잡지라는 형식을 통해 풀어내 왔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성과 참신한 글쓰기로 많은 지지자들을 가진 <두입술>은 여성주의 잡지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남성 팬들도 많다.

이번 6호 여자친구라는 테마를 갖고 흔히 남자들의 우정과 비교되며 아주 사소하고 깨지기 쉬운 것으로 여기는 여자친구들 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5호와 6호 사이의 긴 공백이 말해주듯 그 사이에 여자친구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놓고 많은 고민의 과정이 있었다.그래서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기획되었던 6호는 '친구'의 바람이 한차례 지나간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여자들의 우정이란 말이 참 어색하게 느껴지는 우리사회. 그래서 더욱 더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필요한지도 모른다. 여자친구들은 그저 가끔 만나서 안부나 묻고 헤어지는 그런 사이일 뿐이고 사회적 성공을 위해 내가 잡아야 할 줄과는 다른것이라는 통념을 꺠고 여자친구들 사이의 소중한 우정과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이제까지 '사소하다'고 여기던 여자들간의 우정이 오히려 남자들의 우정보다 더 깇은 우정이라는 관점을 제시하고 자매애 안에서 따끔하게 야단칠 부분은 또 그렇게 지적하고 있다.

여는 글에서 처럼 "여성들 각자가 사회에서 외로움이라고 느끼던 것들이 사실은 남성의 경험이 중심이 되는 사회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었다는 사실 . 그리고 그 안에서 뿔뿔이 흩어진 여성들이 갈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 무엇보다도 여성들이 '함께' 잘 살아갈 길을 만들어 갈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말하려는 기획"이다. 여성들가느이 네트워크가 분명히 유효하다는 것. 그래서 많은 여학우들에게 자기 생활과 주변에서 힘을 얻을수 있는 테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두입술>6호 에 대해 편집위원들은 "그동안 너무 사사로운걸로 치부돼왔던 여자친구들에 대한 성찰을 통해 여성주의적 실천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과 함께 "논쟁적인 주제처럼 여겨지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글을 읽는 사람들이 다양한 가능성들을 떠올리며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두입술>이 나온날, 금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곳곳에 놓아둔 <두입술>6호가 몇시간만에 동이 나버린 그 광경을 생각하며 아마도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캠퍼스에서 한동안 이어질 것임을 예감해 본다.

김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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