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나는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따분하고 재미가 없다.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나는 경기는 끔찍하기까지 하다. 야구라면 투수전의 묘미라도 일을 터. 그래서 붉은 악마 응원단, 특히 창단 이후 지금까지 이끌어온 이들의 열정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빨갱이가 되자’(?)는 티 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나도 한 때는 축구를 무척 좋아했다. 차범근 김강남 이상철 등 쟁쟁한 축구 해설위원들과 함께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막힌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고 펼쳐지는 경기는 인생 드라마와도 같이 여겨졌다. 그 열정은 대학 졸업과 함께 시들해졌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축구에 열광할까? 한국팀이 이기고 16강에 오르기를 열망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애국심일까? 같은 국제경기라도 야구나 농구에 이처럼 열광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야구나 농구가 더 재미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축구가 가장 재미있어서 좋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지극 정성의 응원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내 견해는 이렇다. 무슨 경기든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 재미가 배가된다. 그래서 프로경기들이 지역연고의 프랜차이즈를 하는 것이다. 숙명적으로 또는 우연히 그 지역과 맺어졌을 때 자기 지역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즐긴다. 국가는 가장 큰 단위의 연고가 된다. 그러니 응원의 열정도 당연히 가장 크다. 거기에 아기자기함보다는 축구 경기의 단순함과 스케일이 전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경기장과 거리에서 또 호프집에서 울려 퍼지는 ‘대∼한민국 짝짝 짝짝 짝’ 하는 함성에 평소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짙게 배어있다면 이렇게 축구경기에서만 발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축구만 잘한다고 나라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축구 잘하는 나라들이 다른 분야는 엉망인 경우가 많다. 나라가 엉망인 것은 국민들 탓이 크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구에 쏟는 열정만큼 나라를 바로잡는데도 열심이었다면 축구 잘하는 나라는 모두 선진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나라의 주인노릇 하기가 쉬운 게 아니다. 선거일에는 빠짐 없이 투표장에 가서 한 표를 행사하고 그 전에 누구를 찍을지 면밀하게 비교 검토하고 나라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도 하고 언론이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하고 시민단체에 가입해 회비도 내고 자원봉사도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이렇게 정작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축구만 좋아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다.

끝으로 ‘히딩크 축구’에게서 배울 게 있다. 신문들이 호들갑 떠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히딩크 축구의 성공비결은 고질적인 연고주의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대표팀 감독이나 대표선수의 선발이 실력 위주가 아니라 연고와 정실이 지배하는 한 희망을 찾기 어려웠다. 금년도 3대 국가대사 중 대선 하나가 남았다.

히딩크식 선택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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