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시대 여성 생존·발전 위한 네트워크”

“전세계 여성들이 직장에서 평등하게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레이스넷과 같은 여성네트워크는 그들을 지지하고 도와줄 것이다.”

지난 달 31일 숙대에서 열린 ‘여성의 권리 사이버의 권리’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던 그레이스넷 설립자 실비아 폴은 “성차별없는 하이테크시대 속에서 또다르게 일어나고 있는 여성차별을 여성들의 네트워크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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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넷은 현재 왜곡된 여성이미지를 조장하는 미디어를 고발하고 성차별적인 기업태도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4년 전 30명으로 시작된 회원이 이젠 2천명으로 늘었고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로스엔젤레스, 피닉스애리조나, 시애틀에 있는 5개 지부 외에 뉴욕, 오스틴, 워싱턴DC, 보스톤, 암스텔담과 런던지부가 곧 오픈할 예정이다.

실비아는 반가운 소식 하나를 더 들려줬다. 한국지부도 곧 문을 열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논의중이긴 하지만 희망적이라며 기대해보라는 말을 남겼다.

15년간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소프트웨어개발업체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했던 그가 여성의 권리를 찾아주는 일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기업의 외형은 하이테크지만 기업내부는 여전히 여성을 배제하는 문화가 있고 여성의 이미지는 점점 더 고도의 기술에 힘입어 심하게 일그러져 있기 때문”이었다.

“가령 이런 것들이죠. 인포USA라는 회사 광고를 보면 금발의 여성 성적 가학자가 소비자들을 교육하면서 채찍을 휘두른다거나 홍콩의 비디오게임 수출업체는 ‘현재 판매중인 젊은 일본여성은 없지만 홍콩으로부터 직접 300개 이상의 상품을 운반한다’는 내용의 카피를 담은 광고를 내보내는 식이었죠. IBM 광고는 늘 남성은 사장, 여성은 비서로 등장했고 야후는 벌거벗은 여성들을 자주 등장시킴으로써 여성을 주로 성적대상으로 보여주었지요.”

그래서 그가 선택한 직격탄은 ‘광고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상’이라는 이름으로 성차별적인 광고를 한 기업들을 선정 발표한 것이다. 각 언론매체들이 이 뉴스를 보도하자 일부 기업 중에는 광고를 중단하거나 광고담당 마케팅 부서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 전역의 많은 여성들이 이메일로 성차별적인 광고를 고발하거나 지부를 설립하고 싶다는 요청이 늘었다.

그레이스넷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하이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실질적인 멘토링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하이테크기업에서 종사하는 여성들의 그룹을 만들어 미팅을 갖고 기술분야에서 뛰어난 여성들을 초빙해 강연을 갖거나 각자의 영역에서 더 발전하기 위한 기술을 배운다.

또한 여성들도 직장 내에서 평등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문화에 대해 토론하고 성차별 전문 변호사를 서로 추천해주기도 한다.

그레이스넷의 이런 활동은 미국에서 두 번째 갑부인 오라클 회장이 여직원을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메일을 보내올 정도로 파워를 갖게 됐다. 또 임신한 여성직원을 집단해고한 통신회사 퍼시픽벨과 법정싸움을 벌여 승소한 일도 있다.

“남성들은 6주간 휴가를 다녀와도 복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출산휴가를 다녀온 여성들의 복직을 막은 일은 엄연히 성차별이죠. 또 주노라는 하이테크 기업 부사장이 사귀던 사내 여직원이 결별을 선언하자 해고하겠다며 위협한 일을 하이테크 잡지 인더스트리스탠더드의 커버스토리로 터트려 해고로부터 그 여성을 보호한 일도 있죠.”

한국의 여성지위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냐고 묻자 실비아는“20년 전에 미국으로 유학 와 현재 교수로 재직중인 한국인 친구에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냐고 묻자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며 한국은 여성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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