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하는 문제와 관련해 정체성 확립과 함께 커리큘럼의 부재는 여성통일교육현장에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여성계는 여성통일교육 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는 문제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여성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여성위원회 정도다.

민화협 여성위원회는 여성통일교육을 실시하면서 여성을 위한 대중용 통일교재 <여성들을 위한 통일이야기>를 발간하기도 했다. 교육 내용은 ‘북조선 여성 알기’의 일환으로 북한여성영화 시사회 개최, 각 회원단체 간부들을 중심으로 한 통일기행과 지속적인 여성통일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에서 지난 199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평화아카데미는 통일운동에 관심이 있거나 북한사회 및 북한여성에 관심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기당 20명 정도의 수강생이 참여한다. 주로 단체 활동가 중심이긴 하지만 주부들의 자발적 참여도 있다고 이은하 교육연구부장은 전한다.

이은하 부장은 평화아카데미에 대해 “북한정보를 얻는 것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북한여성의 삶에 대한 정보를 접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흥미를 갖게 하는 통일교육의 입문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여성통일교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여성회, 세계평화여성연합, 여성사회교육원,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신학자협회가 참여하는 통일교육협의회 여성분과에서 실시하는 통일교육 여성활동가 워크숍이 그것이다.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해 여성주의 시각에서 전문적인 통일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여성통일의식을 강화하고 여성통일교육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시행하고 있다.

여성통일교육의 정형화된 교과서가 없다는 한계를 뛰어넘어 ‘실천적 통일교육’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한지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분과위원장) 광운대 국문과 교수는 “북한 여성과 어린이 지원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원불교 여성회 활동은 또다른 형태의 통일교육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1인당 1000원에서 1만원씩 모금하는 대북지원사업은 사실 통일비용으로 생각하면 적은 비용이지만 보수성이 강한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우리 아이가 커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북한에서 힘들게 자란 어린이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면 먹힌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갑자기 정형화된 통일교육을 한다고 그들에게 통일인식이 하루아침에 심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민간차원의 북한여성·어린이돕기 운동이 실천적인 그리고 실질적인 통일교육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탈북자 모임인 자유이주민연합회 통일준비여성회도 지금까지는 통일문화원이나 탈북자 정착 지원단체인 하나원 등에서 일반적인 통일교육을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실질적인 북한 문화를 알리고 일반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여성통일교육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공존의식을 심어주는 통일교육의 커리큘럼 부재나 통일교육전문가가 전무하다는 한계의 배경에는 아직도 반공교육의 잔상이 국민정서에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따라서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 여성계 인사는 “결국 학문적 접근 위주의 통일교육이 아닌 평화통일 운동가를 길러내는 것이 통일운동에서의 여성주류화를 실현하기 위한 여성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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