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는 듯 하다. 전업주부인 어머니는 아이들과 너무 밀착돼 있어서 그들을 망친다고 흔히 말한다. 한편 취업여성은 자신만 생각하고 아이들은 내팽개친다고 비난받는다. 사실 이런 세간의 평보다 여성 스스로가 이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어머니 스스로가 자신만이 자식을 잘 돌 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갓난아기의 울음소리와 미묘한 움직임을 보고 어머니보다 더 정확하게 그들의 요구를 읽어낼 수 있는 이가 있겠는가.

바로 완벽한 어머니가 되려는 욕망은 어머니들의 이런 인식에 근거한다. 그러나 정신분석학자인 크리스티안 올리비에는 어머니가 아이들과 분리된 존재로서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완벽한 어머니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아이들에게 해롭다고 진단한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희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어머니란 무엇인가. 첫째,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머니 외에 다른 사람과 맺는 최초의 관계는 바로 아버지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남편이 아이를 씻기거나 돌보기 원할 때 그것을 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혹시 실수가 있더라도 그들 방식으로 아이들과 관계 맺는 것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들의 양육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지 말라고 권한다. 직장에 나가는 것이 아이를 버리는 것이 아니고 아이의 욕망을 전적으로 충족시킬 수도 없으며 자신은 완벽한 어머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내면화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도 다음의 자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즉, 어머니가 곁에 항상 머물 수 없고 어머니는 완벽하지도 않으며 지치고 부족한 존재라는 것이 그것이다.

더욱이 올리비에는 여성이 아이들과 분리된 여성으로서의 욕구를 지녔고 직장생활에 대한 욕구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좋은 어머니란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심리학자인 마리즈 바이앙은 어머니의 과잉 사랑이 아이에게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어머니와의 지나친 밀착관계를 폭력적으로 끊으려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적지 않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어머니들은 지나친 사랑과 지나친 무관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이앙은 말한다. “가장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은 우리가 아이들의 가슴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 그들의 팔 안에 있는 것도 그들의 일상 속에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일찌감치 깨달아야 한다.” 여성에게 있어 “어머니의 자리란 여성의 전체 삶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정리> ‘알로까시옹 파밀리알’정기 간행물-<가족의 삶>

2002년 2월호 특집기사

정인진 프랑스 통신원-릴3대학 교육학/파리8대학 여성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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