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서약식’ 개최하는 부산대 총여학생회

한국의 낙태율은 낙태천국이라 불릴 만큼 세계에서 제일 높다. 기본적인 피임지식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낙태를 피임의 방법 중 하나라고 오인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낙태율의 60%는 기혼부부에 의한 낙태다. 애초에 성교육의 부재, 피임 교육조차 받지 못한 이들이 결혼 후 준비되지 못한 임신으로 사회적 문제를 낳는 것이다.

최근 부산대 HerStory 총여학생회(이후 총여)에서는 이런 피임교육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운동차원의 피임교육을 기획했다. 5월 22일 진행할 콘돔서약식이 바로 그것. 총여 측은 아직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순결서약식의 폐해에 문제제기하고 순결 이데올로기와 처녀막 콤플렉스를 해소하고 피임에 대한 수동적인 자세를 탈피하고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쉽사리 하기 어려운 性에 대한 이야기들이 콘돔서약식에 대한 논의가 불거짐으로 해서 실명이 거론되는 부산대 학내 자유게시판에서까지 논의되고 있다. 부산대 남학생 대부분은 당당하게 얘기한다. 역겹다, 지저분하다, 더럽다, 과도하다 등의 표현으로 행사의 주최측을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집단이라 부르고 있다. 피임을 당당하게 얘기하는 여성들을 향해서 Free-sex주의자라 말하며 그들의 도덕성에 또다시 주홍글씨를 새기려 한다.

부산대 총여 반성폭력 특별주간 기획위원인 손김현정(대학원.예술 경영)씨는 “우리는 피임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더럽네, 지저분하네, 선정적이네… 급기야 순결한 신부를 원하네까지 왔다. 피임 이야기에서 순결 이야기로. 남자들은 피임하면 섹스, 문란한 여대생, 순결하지 못한 결혼… 이렇게 사고가 연결 되나보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여학생들도 남학생들의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콘돔서약식이 갖는 의의를 직접 얘기하기 시작했고 자신은 당일 콘돔을 받으러 가겠다고 밝히는

사람도 있다. 순결을 강요하며 순결을 맹세하는 남학생을 향해서 ‘순결한 남성보다 올바른 성교육을 받은 남성을 택하겠다’며 맹렬한 비판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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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서약식'을 둘러싸고 부산대에선 찬반양론이 거세다. 남학생들 상당수가 "물란하다, 불결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여학생들은 "낙태천국에서 피임은 당연히 강조해야 한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약대 학생회장 이준희씨가 작성한 콘돔서약서 내용.

‘남성을 옥죄는 피임방법이다’부터 콘돔사용의 과학성을 얘기하는 여학생에게 ‘해봤느냐?’고 느끼한 웃음과 함께 비아냥거리는 남학생들의 모습에서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性에 대한 인식수준은 밑바닥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조금씩 개선돼 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밑바닥에 잔재한 낡은 사고방식을 뜯어고치기에는 멀고도 멀었다. 더군다나 사회·제도적으로 성교육과 피임교육을 마련하기 위해서 여성단체나 여성주의자들이 갈 길은 얼마나 험하고 길까?

콘돔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연상되는 것이 더럽고 지저분한 것이라면 그 사회가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닌가? 다행인 것은 가부장제에 찌들은 남성들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를 여성들이 끊임없이 내고 있으며 생각있는 남성들 역시 조금씩 동참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대는 콘돔서약식을 앞두고 각 단대 학생회장들의 콘돔서약서 작성을 필두로 8일부터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대서명을 받고 있다.

정김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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