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6주년인 지난달 26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앞으로 수없이 많은 엽서가 날아들었다. 엽서에는 하나같이 ‘토니, 제대로 보고 안전하다고 말해줘요’라는 문구가 써 있다. 셀라필드 핵폐기물 재처리 시설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아일랜드 국민들이 보낸 것들이다. 이 엽서는 총리 외에 찰스 왕자와 영국핵연료 대표인 노먼 애스큐에게도 배달됐다.

@19-1.jpg

이번 엽서 배달 시위는 앨리 휴이슨이라는 여성이 이끌었다. 그룹 U2의 싱어 보노의 부인이기도 한 그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연 내 아이들이 해안에서 뛰놀거나 수영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도록 놔둘 수 있을까 의심하다보니 셀라필드 문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셀라필드 핵폐기물 재처리 시설은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의 아이리시해 연안에 면해 있다.

핵 폐기물에 떠는 아일랜드인들 엽서시위 나서

시위 이끈 앨리 휴이슨, “영국은 우릴 갖고 실험중”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앨리는 1992년 셀라필드에 반대하는 성공적인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때 U2는 방사능에 반대하는 흰색 옷과 마스크를 입고 아이리시해변의 오염된 진흙을 가지고 드럼 앞에 섰었다.

앨리는 지난 8년간 아일랜드의 체르노빌 어린이 돕기 프로젝트를 후원하면서 핵사고의 끔찍함을 충분히 경험했다. 체르노빌 사고의 영향을 받은 어린이들과 일하기 위해 벨라루스를 방문한 그는 “날 때부터 기형이거나 고아원에서 죽는 아이들, 갑상선이 없어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사고가 벨라루스까지 영향을 미쳤듯이 아일랜드도 벨라루스와 같은 처지”라고 말했다.

가디언 옵저버지는 지난 21일, 이번 시위에 130만 가구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사만다 뭄바, 아일랜드 월드컵 팀, 럭비팀, 웨스트라이프, 그룹 코어스 등 많은 스타들이 함께 했다. 앨리는 정치인들도 함께 하면 좋겠지만 이번 항의는 어디까지나 시민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정치적 문제이기보다 환경과 건강에 관한 싸움이다. 그리고 길거리를 오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이 느끼는 바에 대해 얘기하기를 바란다. 결국 이 문제는 그들의 생사와 관련된 것 아닌가.”

그는 “캠페인을 시작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셀라필드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병 때문에 친구, 가족, 자신이 고통받고 있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러내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해 많은 이들이 재처리 시설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일랜드 국민들은 핵폐기물 재처리 시설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만의 하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리시해 방사능 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셋째 주에는 영국 유럽의회 의원들이 셀라필드 시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재처리 공장이 아이리시해로 매일 내보내는 방사능에 오염된 물 200만 갤런(약 909만 리터)은 핵사고 때문에 새어나오는 1년치 방사능과 맞먹는다. 또 18일에는 핵폐기물이 저장된 50년 된 탱크로 인해 셀라필드 지하수까지 오염됐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셀라필드 문제는 양국 사이에 늘 논란거리였으나 잉글랜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고서를 발표한 유럽의회 의원들은 2020년부터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을 내보내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영국 무역산업부는 이를 묵살해 버렸다.

앨리는 “셀라필드에 사고가 난다면 아일랜드의 많은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며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인들과 이 시설과의 연관성을 무시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를 선거 이슈로 만들 생각이다. 그들이 올해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리는 “영국은 우리 목숨을 가지고 실험하고 있다”며 “재처리 시설이 문을 닫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이미 그곳에 있는 폐기물들은 저장할 곳이 필요하고 앞으로 수천년 동안 보호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영국 정부가 더 많은 페기물을 생산하는 일이라도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