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텔레비전 광고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 중에 하나가 ‘생리대 광고’이다. 처음 생리대 광고가 나왔을 때 ‘민망하다’라는 반응과 달리 요즘엔 친숙하게 광고를 받아들이고 있다. 각종 생리대 광고가 떳떳하게(?) 나오고 있다. 이제까지 터부시되고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월경’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광고를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 있을까?

광고에서 생리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드러낼 수 있는 기반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너무도 쉽게 남성들의 담론으로 흡수되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생리대 광고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 속에서 여성들의 경험은 묻혀지고, 희화화된다. 초등학교 시절 생리대를 가지고 와서 펴 보이며 장난치는 남자애들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 있었을 것이다

여대생의 이미지를 팔면서

청순함·순결함과 연결시켜

생리대 광고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이트’ 광고이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화이트는 ‘깨끗함’을 메인 컨셉으로 일관되게 광고를 만들고 있다. 13회까지 방영이 된 화이트 광고를 보면 모두가 잘 알려지지 않은 여대생을 모델로 쓰고 있다. 생리대를 사용하는 연령이 20대 초반 대학생만은 아닐 텐데, 화이트 광고에서는 20살 가량의 여대생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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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 보여지는 여대생의 이미지는 눈에 띄게 예쁘다거나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다. 여대생이라는 컨셉에 맞게 지적이며(방송반 활동 모습이나 강의실 모습이 많이 나온다) 발랄함(놀이 공원이 나오는 광고)까지 갖춘 모습이다. 화면 전체적으로 하얀 색을 주조로 하여 ‘깨끗함’을 강조하면서 광고는 끝이 난다.

‘화이트’를 쓰면 월경 기간을 ‘깨끗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청순하고 지적이고 발랄한 ‘여대생’의 이미지를 팔고 있는 것이다. ‘깨끗함’이라는 이미지는 청순함, 순결함과 바로 연결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미혼의 여성만을 모델로 쓰고 있으며, 게다가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그렇게 평범한 인물들은 아니지만) 여대생(막 성인이 된)만을 쓰고 있다.

깨끗함이라는 코드는 많은 성적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대생’만이 그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생이 광고에 등장하지 않는 것은 생리대가 ‘여성용품’으로 분류됨과 동시에 성적인 용품으로 여겨지면서 성인용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3,40대 아줌마들이 광고에 등장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화이트가 말하고 있는 ‘깨끗함’이 과연 여성을 위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그 기간에 화이트를 씀으로 해서 ‘안전’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광고가 여성은 언제나 청결해야 한다는 규범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깨끗함을 강조하는 광고를 보면 볼수록, 혹시라도 깨끗(?)하지 못했을 경우 돌아오는 비난들이 더 두려워지는 것이다.

여성의 고유한 경험인 월경을 단순히 ‘생리대를 필요로 하는 기간’으로만 여겨지면서 상품화돼 가고 있다. 그 속에서 사회의 주된 이데올로기들(여성은 청결해야 한다는 것, 깨끗함, 순결함…)과 결합하여 생리대 광고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경험과 욕구는 묻혀지고, 여성은 정작 생리대 광고에서조차 타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한 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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