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손넣을 수 있느냐” “귀엽다”

정치음모론 등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됐던 제주도지사 성추행 사건이 14일 우지사가 피해자와 제주여민회 대표를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이에 여성단체가 우지사와 피해자간의 대화를 녹음한 기록을 공개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지사는 “어떤 맘으로 저한테예 그렇게 했는지. 어휴, 집에 가도 막 정리가 안된예”라고 하는 피해자에게 “친동생 같고 마음에. 알기는 오래 이렇게 알고 동생같이 예뻐서 그래서 그러는 거지”라고 답했다. ‘동생처럼 생각해도 가슴에 손을 넣을 수 있느냐’는 고씨에게 지사는 “귀엽다” “한 대 쥐어박을래? 분 풀리게! (웃음) 응?”라고 말하고 계속 ‘동생같이 생각해서 그랬다’며 진지하게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또 면담을 마치고 나온 피해자에게 여성정책과장이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어 내용을 설명하자 과장은 “가슴에 혼자 묻어둬…공동 망신이라…나를 봐서라도 혼자 묻어둬야 돼”라며 사건을 넘기려 했다.

여성연합측은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밝힐 때도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했으나 그가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지사는 오히려 이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고 제주도 여성정책과장이 거짓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면 피해자와 제주

여민회 대표를 고소함에 따라 지사의 양심에 걸었던 기대마저 사라졌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여민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의 17개 여성단체는 18일 여성부 앞으로 사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의견서에서 여성단체들은 ‘도지사는 피해자와 10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사적인 만남이었고 반가움의 표시로 어깨를 만졌다’고 하나 “두 사람의 만남이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업무시간에 도지사의 집무실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이 업무상 성추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녀차별금지 및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므로 여성부가 조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정치음모론, 배후세력의 흉계를 운운했던 지사는 이제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란다”며 “사건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무수한 억측이 떠돌아 크게 상처받았을 피해자가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모든 어려움을 견뎌 온 것에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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