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뽑기·옷 벗기기, 푸시업…

신입생 환영회 속 군사문화 오∼노!

‘도마 위의 예비역’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 웹진 <월장>, 신입생 환영문화 속 군사주의에 문제제기를 하며 학내 게시판에서 ‘군사주의 찌끄레기와의 전쟁’ 토론을 이끌었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대학 내 군사문화’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올해 총여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Her Story’ 선본(선거운동본부)인 이들은 지난 14일 ‘신입생 환영회 문화,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심포지엄을 열었지만 이 자리에는 20여명만 참석해, 인터넷에서 핏발 세우던 ‘그 많던 남성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박장선하씨(심리 3)는 ‘누구에게는 재미있는 게임, 누구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주제로 신입생 환영문화 속 성폭력적 놀이에 대해 문제제기 했다. 그는 “신입생 환영회를 비롯해, 신입생 때 처음 접하는 문화에서 성폭력은 이미 ‘놀이’로 자리잡아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학생들이 여장을 하는 ○○미스 뽑기, 집단적 옷 벗기기, 푸시업 등이 그 예다. 특히 ‘옷 벗기기’는 부산대에서 99년까지 실제 있었던 놀이로 남자선배들이 갑자기 남자 신입생 한 명의 바지를 벗기는 놀이다. 박장선하씨는 “무엇보다 성을 소재로 한 놀이는 무조건 재미있다는 선입견을 깨야 한다”며 “또한 남성들이 즐기는 재미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는지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2-3.jpg

▶부산대 ‘Her Story’ 선본이 ‘신입생 환영회 문화, 그것이 알고 싶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 제공·부대신문>

이어 본격적으로 군사주의·권위주의를 문제삼은 김장희정(경영 4)씨는 ‘왜 남자선배들의 목은 언제나 뻣뻣할까’라는 궁금증을 던진다. “대학

에서는 ‘학번=군대’가 통한다. 이런 관계에서 대개 선·후배간의 쌍방향의 소통보다는 일방향의 명령하달이 주를 이루고, 이를 통해 남자선배들은 말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권위를 부여받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김장희정씨는 대학내 권위주의 문화의 꽃은 ‘의장님’, 이의 극치는 ‘옹립식’이라고 꼽았다. 그는 “지난 해 총학생회 출범식 때 선보인 화려한 군무는 결국 의장‘님’이 가실 곳에 사람들이 일렬로 늘어선 길을 만들면서 끝났다. 대체 여기가 대학인가 군대인가?”라며 “군사주의 문화는 여성들을 대상화시키고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자신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볼뿐”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예비역들은 막강한 힘을 가진 군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권위를 얻고자 하는 행동을 그만두고 제발 좀 개인적인 정체성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권했다.

손김현정씨(대학원 1)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대안으로 “새내기들의 감수성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 몸에 군사주의와 나이주의가 몸에 밴 선배들을 새내기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선배는 후배를 재미있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내기들이 좀더 참된 놀이의 주인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왜 자꾸 모든 예비역들을 싸잡아 몰아 세우느냐”는 질문에 ‘Her Story’ 측은 “대한민국의 남성들은 현역과 예비역 둘 중 하나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선택하는 분위기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그러한 정체성은 피해의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라는 물음에는 “예비역들이 피해의식이 있다면 국가를 상대로 해야지 왜 군가산점 문제 등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부산대에서 그간 묻혀 있던 신입생 환영회 문화에 제동을 걸고, 보다 나은 대학문화 가꾸기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장 효숙

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