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벌인 교복공동구매운동이 주목받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복은 스마트, 엘리트 등 유명메이커에서 제조한 것을 입어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몇몇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비협조적인 학교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공동구매 방식과 중소업체 공개입찰을 통해 품질을 담보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에 동참하는 학교도 차츰 늘어 현재 ‘교복공동구매운동 전국네트워크’가 결성되고 담합을 벌인 교복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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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남부학교운영위원회 발전협의회 회원 연수회가 지난 12일 구로신용협동조합 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학운위 발전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벌였다. 각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무엇보다 학부모의 활발한 참여가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데 큰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또 그간 영양과 위생문제에 불만이 많았던 학교급식도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확연히 달라졌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은 졸업앨범도 학교에서 지정한 업체가 만드는 대로, 요구하는 가격에 구입해왔지만 학부모들은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 원하는 디자인과 가격에 구입하기 시작했다.

학교 한구석에 이름만 걸고 있었던 학교 도서관도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출은 물론 전산화 작업까지 마쳐 지역 도서관으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탈바꿈한 학교도 적지 않다.

이런 사례들은 실로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라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성과들이다.

최근 학운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제4기 학교운영위원회 선출이 코앞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간 여러 사례를 통해 학운위의 활발한 참여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학교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1995년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된 학운회는 현재 전국 학교에 설치돼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학운위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치맛바람’이 주는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재산이 없어서,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등의 이유를 들어 많은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학부모회와 학운위를 혼동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학부모회 규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설치하는 학부모회와는 달리 학운위는 초·중등교육법상 의무적으로 설치, 학교의 운영사항에 전반에 걸쳐 심의, 자문하는 기구다. 사립학교도 2000년부터 학운위 설치가 의무화됐다.

학교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3월 22일까지는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체인 학부모위원과 교원

위원을 선출한다. 또 학부모·교원위원 선출이 끝나면 바로 지역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각 학교에서는 선거 일정, 방법, 규정 등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이미 발송했다. 학교는 후보

자 등록에 앞서 학부모회에서 추천한 인물로 학부모위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데, 학운위원으로 참여하고 싶은 학부모는 입후보 등록서를 여기에 제출하면 된다. 국·공립학교에서 학운위원은 직접 투표 또는 우편투표를 병행해 선출할 수 있다.

전체 학운위원 가운데 40∼50%를 차지하는 학부모위원은 학생 수마다 차이가 있지만 규모가 작은 학교는 2∼4명, 큰 학교는 6∼7명을 두고 있다.

국·공립학교의 학운위는 △학교헌장 및 학칙의 제정·개정 △학교의 예산안 및 결산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 △교과용도서 및 교육자료의 선정 △정규 학습시간 종료후 또는 방학기간 중의 교육활동 및 수련활동 △초빙교원 추천 △학교 급식 △대학입학 특별전형중 학교장 추천 △학교운동부의 구성·운영 사항 등에 대해 심의한다.

급식 소위원회, 교복 소위원회 등 학운위는 각종 소위원회를 산하에 두어 각 사안별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학운위의 기능은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학운위를 잘 활용한다면 학교 단위의 교육문제는 거의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직 학운위가 활성화된 학교는 적다. 학운위가 선거가 있을 때만 존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기구가 되어버린 경우, 학교장의 독단적인 운영을 합리화해주는 들러리 신세로 전락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배옥병 남부학교운영위원회 발전협의회 상임대표는 “자기 자식만을 위한 ‘치맛바람’에서 벗어나 전체 학생, 학교, 나아가 교육풍토를 민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비싼 돈 들여 ‘교육이민’을 떠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시간을 내 역할과 책임을 나누면 학교가 발전할 뿐 아니라 참여하는 학부모들도 많이 배운다”고 강조한다.

학운위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교육부(www.moe.go.kr), 전교조(eduhope.net),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www.hakbumo.or.kr),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parent.web.edunet4u.net) 등에서 볼 수 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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