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저소득 모자가정 보육지원 절실
충남지역 저소득 모자가정 보육지원 절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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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비정규직, 일용직…우울증 등 정서적 문제도 심각
‘6살짜리 딸은 어린이집에 다닌다. 오후 5시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초등학교 6학년인 언니가 보살펴준다.…나는 식당에 갔다 12시가 다 되어 집에 오면 다음날 애들이 먹을 것이나 겨우 해놓고 쓰러져 자고 아침이면 나오는데…아침에 내가 나가는 소리에 깨어서 따라 오려고 하면 문안으로 막 집어넣고 잠그고 나올 때도 많다. 이것이 바로 아동학대다 싶다. 직장에서 생각하면 아이들이 끼니는 제대로 먹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정말 불안하다.’

어느 모자가정 어머니의 고백이다.

충남지역 모자가정 대다수가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저소득 모자가정의 자립을 위한 보육 서비스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2001년 12월 당시 충남지역 시군에 등록된 저소득 모자가정 2천23가구의 자료를 조사하고 모자복지시설에 입소한 10세대를 심층면접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충남지역 저소득 모자가정은 30대가 48.3%, 40대가 37.9%이며 전체적으로 약 70%의 여성이 고졸이나 중졸의 학력으로 충남 전체 여성의 약 45%가 중·고졸인 것과 비교하면 학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자가정이 된 이유로는 배우자 사망이 전체의 49.1%, 이혼이 39%로 2000년에 비해 이혼으로 인한 비율이 5.8%나 증가해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더 현저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조사 대상의 82.4%가 직업이 있었으며 이중 일용직이 41.7%, 월급직이 26.2%, 자영업·행상이 14.4% 순이었다. 일용직은 파출부, 음식점 근무, 판매업 등이 34.5%였으며 건설업, 농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4.4%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직업들이었다. 주거형태를 살펴보면 친척집 등에서 함께 사는 등 무료로 거주하거나 월세로 사는 비율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가구당 자녀수는 1.8명이었으며 이중 초등학생이 3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중학생 25.7%, 고등학생 23.6%, 미취학 아동 12.9%로 초등학생 이하 아동이 있는 가구가 전체의 44.9%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대상은 모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이거나 법정 모자가정이어서 정부로부터 보육비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9시에서 5시까지 운영되는데 반해 저소득 모자가정의 세대모들은 저녁시간 혹은 장시간 근무를 하는 식당이나 판매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보육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한 세대모는 “직장 때문에 내가 아이보다 일찍 나가야 하는데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냥 나간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자주 아프고 병원도 자주 가야 되고 돈도 더 들고 사는 게 정말 말이 아니다”라고 토로한다.

다른 여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 10시부터 12시간을 일하면 한달에 55만원을 받는다. 1분 늦으면 일당에서 7천원이 빠지고, 1시간 더 일하면 3천원을 받는다. 아침에 늦지 않으려고 논두렁 밭두렁 분간 못하고 가로질러 달려가다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면서 “딸아이가 요즘 유행하는 수두에 걸려 얼굴에 흉이 남을까봐 닷새 동안 집에서 쉬는 중인데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당콩당 뛴다. 이런 겨울에 갑자기 나오지 말라고 하면 어디서 또 직장을 구해야 되나”하며 불안해했다.

적은 소득과 자녀 교육문제 못지 않게 여성 혼자 사는 데 따른 갈등도 심각했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같이 말할 사람이 없다. 내가 이렇다 보니 자격지심 때문인지 친정도 형제간도 멀어지더라”라고 말하는 여성이 있는 한편, “아이들과 먹고사는 것에 급급해 자신의 감정 같은 건 신경 쓸 새가 없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저소득 모자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 이용시간을 늘리고 교통편의 시설도 제공하며 초·중·고교생 자녀를 위한 방과후 보육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정부에서 국민기초생활제도의 대상자 선정기준을 보완하고 생계비 지원을 확대하며 복잡한 신청서류와 절차를 개선하고 직업훈련 기간 중 생계비와 훈련비를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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