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은 분단 50여년만에 처음으로 호국영령추모 다례제를 천년의 문화유적을 간직한 도피안사에서 거행했다. 1백여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불교의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불심과 茶사랑으로 뭉친 여성들에 의해 치러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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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시간 동안 펼쳐진 범패공연과 내빈 모두가 함께 한 탑돌이는 구천을 떠도는 이름 없는 영령들을 천도의 세계로 인도하는 귀한 시간이 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철원 중정다례원(원장 김미숙)의 여성회원 15명은 지방에서는 뿌리내리기 힘든 茶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미숙 원장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가지고 있는 지역인데, 이런 지역에 차 문화가 없다는 사실이 차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안타까웠다.

또한 철원은 분단의 아픔으로 수많은 이름 없는 호국영령들이 구천을 떠도는 곳이기도 하기에 중정다례원 개원 1주년 기념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도피안사는 천년 전에 세워졌던 절로 3층석탑(보물233호)과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63호)이 있는 곳이다.

1898년 조선광무 2년에 재화를 입어 재건되었고, 수복과 함께 공산치하에서 짓밟혔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다시 전화에 휩싸여 폐허가 된 것을 1959년 11월 육군 제15사단에서 재건하여 관리해 오다가 지난 1985년 민간으로 이관한 사찰로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철원 임영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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