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회의 여러분

한창 인류의 정의와 권리를 개정하기에 주의하시는데 우리들 한국 소녀들은 삼가 하느님 앞에 정성을 다하여 여러분께서 돌보아주시며 안무(安撫)하여 주시기를 양청하나이다.

우리들은 불행히 여신(女身)을 타고나서 말할 수 없는 수치적 대우를 받으며 입으로 옮길 수 없는 모욕을 당하였사오나 이 오인(吾人)은 장차 누구를 향하여 이 억울함을 호소하여서 원억(怨抑)을 청하오리까.

오인은 장차 어디를 향하여 원조를 빌 수 있사오리까.

오인은 설사 허공을 우러러 규호(叫號)한들 불쌍히 여길 이 누구오리까.

요사이 듣건대 각국 사람들이 모두 자유를 요구한다 하옵기 우리 한국의 원한을 품은 남녀 아동들이 모두 한꺼번에 일어나 우리가 받던 압제를 벗어버리려고 동시에 한국의 독립을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들은 마침내 구타를 받고 감금을 당하고 타매(唾罵)를 입고 칼에 찍히고 쇠갈고리에 끌리고 자도(刺刀)에 찔리고 머리채를 끌려 다녔사오며 우리의 가옥은 많이 파괴되었사오니 이것을 정의라 하오리까. 이것이 인도(人道)라 하오리까. … <중략>

여러분! 여러분은 장차 일본의 참혹한 학정과 불평한 대우를 저지하려나이까. 우리는 이 글월이 반드시 평화회의석상에까지 도달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마는 틀림없이 이 글을 받아보는 이가 있어 장차 우리의 처참한 통고(痛苦)에 감동되어 이것을 말씀하는 이가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들의 이 글월이 착오된 것이 많이 있사와 소아(小兒)의 장난거리 같음을 면치 못하리다마는 바라온대 여러분 양찰(諒察)하소서.

우리들은 권력도 없고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우리들은 오직 하나님께 여러분을 감동시켜 우리들의 말씀을 부청(俯聽)하여 주시도록 하실 것을 믿을 뿐이외다.

듣건대 아국(我國) 인민 중에는 일본의 현재 장래의 포학을 인수(忍受)치 못할 것을 우려하여 지상에 서명하여서 한일합방을 청구한 일이 있다 합니다마는 그것은 참뜻이 아니요, 일본 사람들의 술책에서 나온 것입니다.

윌슨 대통령이여! … <중략> 한 번 우리의 독립선언을 받아들이시고 세계 각국에 포고(布告)해 주시면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이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

편집자 주; 3·1운동 당시 여학생들은 파리에서 개최되는 평화회의에 호소문 겸 탄원서를 제출하여 독립을 기원하는 장서(長書) 운동을 벌였다. 탄원서의 내용을 보면 ‘권력도 없고 호소할 곳도 없는’ 어린 여성들이 얼마나 투철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세계의 평화주의자들에게 일본의 만행과 우리의 독립의지를 알리고자 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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