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1775-1817년)은 18세기에 활동한 영국의 여성작가지만, 최근 그녀의 소설들이 자주 영화화되면서 ‘피플 위클리’지로부터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디오로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는 이안 감독의 <센스 앤 센스빌리티>, 기네스 펠트로우가 주연한 <엠마>, <엠마>를 현대 미국 고등학교로 옮겨온 <클루리스>, 영국의 연극배우들이 호연한 <설득>이 있다. 그리고 BBC가 제작한 6부작 <오만과 편견>은 교육방송을 통해 방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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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샤 로제마의 2001년 작 <맨스필드 파크 Mansfield Park>(15세, 메트로홈)는 제인 오스틴이 1814년에 출간한 동명의 소설에다 오스틴이 남긴 편지, 그리고 당시의 신문기사들을 참고로 하여 제작되었다. 당시 영국 중상류층 가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돈과 신분보장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여성의 결혼 문제를 위트있게 묘사한 오스틴의 소설 특징이 그대로 살아나면서, 여타 작품들에 비해 여주인공이 진보적 주장을 하고 있음은 이 때문이다.

즉 여주인공 페니 프라이스가 식민지 노예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다든가, “남자가 사랑때문에 죽는 것은 연극에서 뿐이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면이다. 주렁주렁 딸린 자식과 술주정뱅이 남편과의 극빈 생활 속에서도 “나도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말하는 어머니의 자존을 물려받은 페니는, 끝없는 독서와 글쓰기를 더해 자신이 원하는 남자를 선택할 지혜를 갖게 된 것이다.

가난한 어촌 포츠머스. 어린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꾸며 들려주기 좋아하는 맏이 페니는 11살이 되자 이모가 하녀장으로 있는 맨스필드 파크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식민지를 드나들며 노예를 부리고 있는 주인 토마스 경(해롤드 핀터)과 술에 취해 현실을 외면하는 여주인, 그리고 비슷한 또래인 리즈와 줄리아, 친절한 에드먼드와의 첫 대면을 여동생에게 편지로 알리며 마음을 달래는 페니.

아름답고 총명하며 자기 주장이 강한 처녀로 성장한 페니(프랜시스 오코너)는 오누이처럼 자란 에드먼드(조니 리 밀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주인의 먼 친척인 메리(엠베스 다비츠)와 헨리(알레산드로 니볼라) 오누이가 맨스필드 파크에 묵게 되면서 페니는 물론 결혼 적령기의 리즈, 줄리아, 에드먼드는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

<비디오 칼럼니스트 oksunhee@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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