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머니로 여성으로 그리고 인간으로서 오랜 세월 갈등의 전형으로 인식해온 고부지간의 삶을 기록한 책이 발간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전북 여성 운동사의 산 증인으로서 여성 운동의 중심에 섰던 고영자(사진)씨와 시어머니 이공득 여사(한일 장신대 이영호 총장 모친)가 함께 쓴 <어머니로 여성으로 그리고 인간의 삶으로>가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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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엔 이 책이 모범적인 가정의 훈훈한 고부 이야기로 읽혀질 수도 있지만,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해고당한 여성 노동자들의 지친 호흡을 들으며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고, 척박한 현실을 탓하지 않고 이 땅에 뿌리를 내려 토양을 기름지게 가꾸어 내는 식물 같았던 저자의 모습에서 두 여성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우리들 여성의 이야기라 할 수 있으며 여성운동사까지 정리한 아주 특별한 책이다.

시어머니 이공득 여사는 일제 식민지하에서 조선여성으로서 일본의 공장 여성노동자의 삶, 한국전쟁 속에서 가족과 가업을 일으켜내는 생활력 강한 여성상의 전형으로 꼽을 수 있다.

전라도 최초 여성도의원이었던 며느리 고영자씨는 여성의 삶을 개척해온 1세대 여성운동가이다. 그는 전주 YWCA 회장, 여성운동연합의장, 5대 전북 도의원, 전북교육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연대(교육연대)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민주화와 남녀평등을 향한 사회적 실천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전주 김정연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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