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만 같아라.”

이 말에는 넉넉하게 살기를 바라는 우리 나라 농부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와 같은 의미로 중국에서는 “춘지에(春節:설)만 같아라”고 말한다. 그만큼 춘절 때는 먹거리가 풍부하다. 농촌의 아이들은 일년 내내 춘절이 오기만을 바랄 정도이다. 평소에는 먹지 못하는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통 설나기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농촌이다. 농촌에서는 춘절 한달 전부터 음식을 장만하고 집안을 청소한다. 정월 초하루부터 초이레까지 먹을 음식을 미리 준비해둔다.

소고기보다는 돼지고지를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은 춘절 때면 집집마다 돼지를 한 마리씩 잡아 부위별로 손질을 해 둔다. 또 일주일 먹을 바오즈(속이 없는 밀가루빵)와 요우티아오(기름에 튀긴 꽈배기)가 주요 식량이다.

섣달 그믐날 저녁 자정이 되면 집집마다 지아오즈(물만두)를 만들어 초하룻날 아침에 먹는다. 이 날은 일년 내내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농촌 여인들이 집안 일에서 잠시 해방된다.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들을 차리는 역할은 남편들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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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절은 조상에 대한 의례가 없어 가족간이 화목을 도모하는 즐거운 날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설연휴를 맞은 국내 한 가정의 모습
<사진. 민원기 기자>

그러나 이런 휴식도 잠깐, 이레나 지속되는 온 집안 식구들의 시중은 당연히 여성의 몫이다.

반면 도시 사람들에게 춘절은 즐거운 휴가가 되고 있다. 춘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광저우(廣州)에서만도 이번 춘절 기간에 해외에서 설을 나는 사람들이 2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차례를 지내는 등의 의례가 없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춘절은 가족간의 화목을 도모하는 방법으로 외유를 떠나는 것이 유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개는 집에서 명절을 지낸다. 초하룻날은 시댁에 가서 새해 인사를 드리고, 이튿날 친정으로 간다. 나머지 기간에는 친척을 방문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설을 만끽한다. 때로는 국내 곳곳의 명승고적을 둘러보기도 한다.

차례 지내기 등의 격식 없이 가족간 화목 도모

음식 차리기는 남성이, 손님 맞이는 여성 몫

도시의 춘절은 가는 곳마다 축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베이징에서는 공원 곳곳마다 기기곡예와 잡기 등을 선보이고, 각종 상인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또 밤에는 사방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도시를 각양각색으로 물들인다. 이런 축제분위기가 초이레까지 계속된다.

도시 여성들에게 이 기간동안 특별히 고단한 일은 없다. 초하룻날 시댁에 가서도 아침 식사를 함께 할 뿐이다. 우리나라처럼 여자들이 하루종일 부엌에 있어야 하는 수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일부에서는 아예 시댁과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호텔에서 설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낸다거나 유교적 격식에 따라 웃어른 섬기는 등의 절차가 없는 탓에 중국인들에게 춘절은 자유롭고 화려하고 풍성한 휴가인 셈이다.

황훈영 중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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