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6 활성화 모색 토론마당, 성범죄기사 가이드라인 설정 싸고 논란도

여성긴급전화 1366 활성화를 위한 토론마당이 경북여성1366센터 주최로 지난달 24일 한국통신 영천전화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폭력피해여성의 통합적 지원체계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경북 여경기동수사반과 시·군 여성상담 경찰관 및 사회복지상담원, 가정폭력상담소장, 쉼터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수경(대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366연계체계 활성화를 위한 제언’에서 “현재 여성1366센터는 긴급구호전화의 기능보다는 가정문제의 종합상담전화로서 더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다”며 “폭력피해여성 뿐만 아니라 피해를 목격한 경우 1차적으로 전화를 걸고 원스톱서비스(one-stop-service)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초기상담에서 위기 개입까지 1366센터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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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정폭력서비스 전달체계에 핵심기관이면서도 1차 전담기관이 아닌 경찰이나 병원과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가정폭력피해자를 접할 가능성이 높은 사회복지관,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공식화와 서비스 연계의 조정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119구조대와의 밀접한 연계체계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양승주(경북여성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 박사는 논평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넓은 경북은 23개 시·군으로 읍·면 단위의 농촌 지역이 많다. 그러나 그 체제에 맞는 서비스의 모형이 없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 연계모형 연구가 필요하다”며 “여성폭력피해 예방위원회를 구성하는 중앙부서 연계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과연 지방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범죄 기사의 보도현황 및 가이드라인’ 발표문을 통해 가해자의 행위 중심으로 신문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한국 신문의 문제점을 지적한 유선영(한국언론재단) 박사는 “헤드라인에서 본문까지 사건 정황에 대한 묘사로 강간 시간, 횟수, 폭행 여부가 빠지지 않고 제공된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의 입장이나 상황은 철저히 무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피해자에 대한 동정심이나 이해를 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포르노적 연상작용을 부추길 우려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유 박사는 또 “피해여성이 목적격으로만 언급되고 성폭행 사건이 사회적·도덕적 범죄가 아니라 언제나 있기 마련인 일상적인 사건 혹은 사고로 평가절하 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관음적인 시선만으로 피해자를 바라보게 만드는 현 한국 신문 기사의 문제점을 인식해 성범죄 기사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남일보 제2사회부 최종철 차장은 “성범죄 사건 대부분이 야간에 발생하며 취재여건이 어려운 경우엔 경찰의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점이 많다”며 “언론보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생길 경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가이드라인을 정한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했다.

최 차장은 “사회적으로 약자이거나 미성년자인 경우는 언론에 의한 피해구제를 위해 국가나 민간단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설정보다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마당을 개최한 경북여성1366센터의 문숙경 소장은 “작년 9월부터 운영해온 여성긴급전화1366의 주 업무는 전화상담과 정보제공이다. 또 다른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폭력피해여성이 신속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관계기관의 연계망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러나 폭력피해여성에 대한 인지도가 사회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언론 종사자들은 물론 경찰과 의료기관, 사회복지 전문요원들의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왜곡된 신념의 인지도를 높이기를 바라며 각 기관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여성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것으로 전국 16개 시·도에 센터를 설치하고 144명의 전담직원이 배치되어 상담에 응하고 있다.

폭력피해여성 보호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연중 24시간 보호망 완비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스톱서비스 제공의 중심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개설된 1366센터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으로 긴급 신고·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성들이 언제 어디서라도 1366을 누르면 1차 긴급상담은 물론 의료기관, 법률구조기관, 보호시설 등에 연계해 주고 있다.

경북 권은주 주재기자 ejsk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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