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원 보이스’(One Voice)라는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겨울호 소식지에 화장품 피부 유해성 테스트를 위한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글을 실었다.

이 단체는 동물학대와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서커스, 투우, 의약회사 등에서 동물을 인간의 놀이감으로 또는 실험용으로 이용하는 것을 격렬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악조건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여기면서 각종 행사와 집회를 개최하는 등 치열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매년 유럽에서는 화장품 피부 유해성 테스트로 한 해 동안 약 4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10만 개가 넘는 화장품을 포함한 미용제품 생산을 위해 약 15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21-1.jpg

▶ 각종 과학 실험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의 모습.

출처·http://vivisection-absurd.org.uk/ximages

물론 프랑스의 어떤 법률조항도 미용 제품생산과 관련해 동물실험을 의무화하거나 강제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유럽연합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러한 동물 테스트를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해 왔다. 그 결과 1993년에는 6천500만 명의 서명을 유럽의회에 전달하고 표결에 부쳤지만, 동물실험 찬성자들의 로비로 실패하고 말았다.

2000년 4월 5일 비로소 유럽은 미용 제품의 생산 후 테스트를 금지하는 법안에 찬성했다. 또 이 법률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는 3년에서 5년 후에는 제품의 성분 테스트에 동물을 이용하는 것도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용 제품과 원료들을 파는 유럽 회사들은 유럽연합국 밖에서 이러한 동물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21-2.jpg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아름다운 육체와 건강한 몸을 매우 중요시한다. 더욱이 절대 늙지 않는 아름다운 몸을 가지려고 하는 욕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각종 기업에서는 수백만 가지가 넘는 미용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광고는 보다 부드러운 피부, 악취 없는 몸, 매혹적인 모발을 가질 수 있다고 끊임없이 선전한다.

게다가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은 인간이 사용하는 미용제품들의 무해독성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화상을 입고, 독극물에 중독되며, 난폭하게 취급되고, 고통에서 예상되는 효과

를 알아보기 위해 희생될 것이다.

프랑스 동물보호단체 ‘원 보이스’ 촉구

인간의 아름다움 위해 15만 마리 희생

그러나 과연 우리 몸을 치장하기 위해 수백만 동물의 생명을 빼앗고, 피부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단순히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이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이러한 테스트를 거쳐 생산되는 미용제품은 아기용 크림과 향수, 면도 후에 바르는 스킨에서부터 주름방지 크림과 마스카라 등 실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동물 희생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다.

‘원 보이스’는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면서 동물을 존중하는 윤리적인 구매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지금까지의 습관을 점차적으로 바꾸어 나가길 권한다. 멀어서 가기 불편할지라도 동물들을 제품테스트에 사용하지 않기로 결의한 화장품 회사의 제품들을 팔고 있는 상점에 가는 노력을 하자고 한다.

그리고 이런 회사의 제품을 우편으로 구매할 때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참는 것 등은 개인적인 실천으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 단체는 이들 상점의 주소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고 동시에 친구, 주위 사람들과도 이 정보를 나누기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참고> 원 보이스 소식지-‘아니마시옹’ 2001년 겨울호

정인진 프랑스 통신원(릴3대학-교육학/파리8대학-여성학 박사과정)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