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낮. 평범한 여대생이 한 남자깡패의 눈에 띈다. 남자친구와 함께 화사하게 웃고 있는 그녀에게 반한 남자깡패는 강제로 키스를 퍼붓는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상못할 폭행을 당한 여대생은 남자의 얼굴에 침을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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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남자>의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폭력적 마초 판타지를 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사진·씨네21>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나쁜 남자>는 이러한 무자비한 폭력으로 시작한다. 이 폭력은 나쁜 남자 한기(조재현 분)가 여대생 선화(서원 분)를 매춘여성으로 만드는 더욱 극악한 폭력으로 이어진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게 모욕감을 주었다는 것.

여성에 대한 폭력 담은 ‘마초 판타지’

‘쉽게 받아들이는 사회도 문제’비판

영화 <나쁜 남자>는 <파란 대문> <섬> <수취인 불명>에서 감독이 일관되게 보여준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폭력을 담아낸 ‘마초 판타지’다. 짓밟히는 선화의 몸을 비밀 유리로 훔쳐보는 한기의 관음증, 포르노그래피, 트럭 타고 유랑하며 벌이는 기상천외한 매춘(영화의 마지막 장면), 자신을 사창가로 이끈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 등 폭력적 남성중심주의 에로티시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현재 비평가들에 의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고 일부 관객들도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여자와 그 사랑을 통해 운명을 그렸다는 이 영화를 어떻게 사람들은 별 저항없이 받아들이는가.

김기덕 사이트에 오른 글은 그 문제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변태로 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 한국적인 남성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까발려 보여준다고 봅니다. 이제까지는 엘리트 남성들이 페미니즘 무서버서 그런 걸 표현 못했죠. 바로 그런 한국남성의 이면을 솔직히 보여줘서 매니아들이 생기고 있는 거죠. 그렇지 않아도 남성들은 거세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던 참이니까요. 그 매니아 중에 여자도 있다구요? 만약 여자라면 남자처럼 지배권을 가지고 싶은 거겠죠.”(‘조폭영화와 다를 바 없다 ’- ianua)

일부 관객들을 중심으로 <나쁜 남자>의 비틀린 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여성에 대한 이런 폭력적 텍스트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라고 한다. 폭력적 남성중심주의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양지 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나쁜 남자' 토론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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