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서울(MICHELIN Guide Seoul) 2019’에 오른 1스타 레스토랑을 이끄는 여성 쉐프들. (왼쪽부터) 최은미 곳간 헤드셰프, 조희숙 한식공간 셰프, 김지영 발우공양 조리장. ⓒ미쉐린가이드
‘미쉐린 가이드 서울(MICHELIN Guide Seoul) 2019’에 오른 1스타 레스토랑을 이끄는 여성 쉐프들. (왼쪽부터) 최은미 곳간 헤드셰프, 조희숙 한식공간 셰프, 김지영 발우공양 조리장. ⓒ미쉐린가이드

‘2019 미쉐린 가이드 서울’ 오른

여성 셰프들이 이끄는 한식당 3

한식공간 조희숙·곳간 최은미·발우공양 김지영 셰프

‘미쉐린 가이드 서울(MICHELIN Guide Seoul) 2019’가 지난 18일 발표됐다. 올해 별을 받은 서울의 레스토랑은 총 191곳이다. 이 중 여성 셰프들이 이끄는 레스토랑 3곳을 소개한다. 

한식공간 (조희숙 셰프·1스타)

 

한식공간에서 선보이는 봄나물 떡갈비 메뉴와 내부 모습. ⓒ아라리오뮤지엄 제공
한식공간에서 선보이는 봄나물 떡갈비 메뉴와 내부 모습. ⓒ아라리오뮤지엄 제공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라리오뮤지엄 4층에 위치한 한식공간은 2017년 가을 문을 연 정통 한식당이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 새롭게 추가된 1스타 레스토랑이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조 셰프는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의 계승과 한식의 현대적 구현을 목표로 메뉴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과 연출을 총괄하고 있다. 그 결과는 끊임없는 메뉴 개발과 연구의 결실로 대중에게 익숙한 요소와 잊혀져 가는 전통의 것을 시대 흐름에 맞게 표현한 맛의 향연이다. 한식의 맛과 멋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한식 대가이자 ‘셰프들의 셰프’로 이름난 조희숙 한식공간 셰프는 지난 평창올림픽 개막일 강릉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오찬회담 음식을 마련한 셰프로도 유명하다. 세종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신라호텔 등 특급호텔 한식당 주방을 이끌었고, 주미 한국 대사관저 총주방장도 맡았다. 한동안 강단에 서면서 연구와 자문활동에 주력하다, 지난해 한식공간 오픈과 함께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그를 “수년간 쌓아온 경험과 연구에서 비롯된 자신의 지식을 젊은 셰프들에게 전수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풍미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해석”하는 셰프라고 소개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조희숙의 한식공방’을 운영하며 자신의 비법을 나누는 한식 클래스 등을 열고 있다. 

곳간 (최은미 셰프·1스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에 자리한 곳간. 메뉴는 수흑/ 금백/ 목청 세가지로 구성됐고 각각 7개의 코스가 차례로 제공된다. ⓒ스카이팜 제공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에 자리한 곳간. 메뉴는 수흑/ 금백/ 목청 세가지로 구성됐고 각각 7개의 코스가 차례로 제공된다. ⓒ스카이팜 제공

‘코리안 아트 퀴진’을 표방하는 곳간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에 자리한 한식 레스토랑이다. 2016년 국내 첫 공식 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서 3스타 레스토랑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이후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제철 식재료와 전통 조리법에 충실한 한식의 기품 있는 맛과 멋을 선보인다”며 “최은미 셰프의 정성과 세심함이 돋보이는 한 상 차림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들러볼 것을 권한다”고 소개했다. 한강과 서울 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구름 위의 잔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요식업계 ‘큰 손’ 노희영 YG푸즈 대표가 기획한 외식브랜드 ‘스카이팜’의 하나다. 

최은미 셰프는 일반 대학을 나온 후 다시 조리학과에 진학, 졸업 후 개성식 한정식 전문점 ‘용수산’에서 일하며 한식의 기본기를 다졌다. 2010년부터 3년간 프랑스 파리 OECD 공관 조리사로 일하다 ‘곳간’에서 3년째 근무 중이다. 그는 지난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음식 역시 접시 안에 담는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요리만 잘하는 게 셰프가 아니라 손님이 식당에 들어오면서부터의 동선과 분위기, 음악과 꽃, 재료 간의 색 조화와 모양, 담음새 그리고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셰프가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발우공양 (김지영 셰프·1스타)

 

발우공양의 2018년 가을메뉴 중 법식(法食) 일부 요리 사진. (상단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더덕백자인무침, 자연산송이를 이용한 특별요리, 과일백김치(상미)와 갓지은솥밥 또는 연밥, 동치미막장된장찌개, 나물3종, 사찰김치2종, 장아찌3종(유미)과 차, 오미자다식, 인삼 부각, 계절과일(입가심). ⓒ발우공양 제공
발우공양의 2018년 가을메뉴 중 법식(法食) 일부 요리 사진. (상단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더덕백자인무침, 자연산송이를 이용한 특별요리, 과일백김치(상미)와 갓지은솥밥 또는 연밥, 동치미막장된장찌개, 나물3종, 사찰김치2종, 장아찌3종(유미)과 차, 오미자다식, 인삼 부각, 계절과일(입가심). ⓒ발우공양 제공

사찰음식 전문점으로는 세계 최초로 미쉐린 스타를 받은 발우공양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2009년부터 운영해온 레스토랑이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1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사찰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간장, 고추장, 된장과 제철 식재료로 다양한 계절별 메뉴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고기, 달걀, 해산물 등 동물성 단백질과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양파) 등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요리 전문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사찰 음식을 대중적으로 소개한 곳”(미쉐린 가이드)으로 외국인들에게도 각광받는 레스토랑이다. 사찰음식이 한국 전통음식으로 인정받고 세계적인 음식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지영 발우공양 셰프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다 20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이 그의 요리 스승이다. 궁중음식, 반가음식, 일식, 프렌치 등 동서양 음식을 두루 접했다. 전통 폐백과 이바지 음식을 만들었던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2016년 1월 발우공양 조리장으로 영입됐다. 김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사찰음식은 “더하는 음식이 아니라 빼는 음식” “가장 기본적인 양념으로 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라며, “사찰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그런 정신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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