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스웨덴의 해법
[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스웨덴의 해법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 승인 2018.10.17 09:48
  • 수정 2018-10-18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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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구·연금 감소 대비

‘2050 지속적 복지’ 청사진

2011년부터 준비해온 스웨덴

5060대도 직업교육 받고

경단녀 직업교육·매칭 강화

4차산업 일자리도 창출 노력

 

두 달 전 정년퇴직한 전 직장동료에서 전자메일이 도착해 반갑게 열었다. 한여름 매일 빨리 뛰기와 걷기, 그리고 천천히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만든 그의 하체 근육이 눈에 보일 정도로 단단하게 단련돼 있었던 기억이 났다. 스톡홀름 외곽 섬에서 열리는 리딩외 마라톤을 50대 중반부터 9번이나 참가한 이 직장동료는 마지막 10번째 참가를 위해 몸을 만들고 있었다. 두 달 전 퇴직 후 잠시 연락이 없더니 이 대회에 참가하고 난 후 나에게 안부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강의가 끝나면 시내에 있는 단골 카페로 달려가 에스프레소 커피와 단 케이크 하나를 놓고 나눠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유일한 동료였다. 그런데 정년퇴직을 한다고 하니 여간 서운한 게 아니었다. 인생의 낙 중 하나가 없어진 것과 같은 허탈감 때문이리라.

그런데 편지를 읽어보니 반가운 소식을 담고 있었다. 가끔 학생논문지도와 심사를 위해 다시 학교에 나온다는 것이었다. 법적으로 퇴직 후에도 원할 경우 67세까지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후 버는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봉급자들보다 20% 낮은 10%의 세금을 내고 연금을 저축하기 때문에, 기여금만큼 67세 이후 연금 수준도 비례해 상향조정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인 셈이다. 2023년부터는 퇴직연령을 69세로 연장하기로 정부와 야당이 작년 12월 이미 합의했다. 기초연금도 수령연령을 현 61세에서 65세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스웨덴은 2016년부터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동시에 출산율은 1.88을 기록하고 있다. 스웨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일 것 같지만 도리어 증가하는 이유는 외국인의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수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거류허가권을 받은 정치망명객 신청자들도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긍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총인구수가 줄지 않는 것이 당장에는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지만, 이민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적응 교육 이후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민자도 늘어 30% 이상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생계비 지원 등 지출이 늘어나 사회복지 분야의 지출부담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초고령사회진입, 그리고 생계비 지원 이민자 비율의 증가로 인해 스웨덴의 복지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2011년에 발족한 미래위원회는 2008년 시작된 세계 재정위기와 그리스 재정절벽 그리고 대량실업, 유로존 국가 젊은이들의 대탈출을 목격하면서 지속적 복지 2050년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미래 위원회를 이끈 라인펠트 당시 수상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국민들에게 던졌다. “현 연금의 50% 정도로 만족하시겠습니까, 아니면 75세까지 일하고 현 연금의 70~80%를 유지하시겠습니까?” 

국민의 70% 이상은 연금의 급격한 감소를 줄이기 위해 75세까지 일을 하겠다는 쪽으로 집중됐다. 이를 위해 7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고용보장제도를 강화했다. 20대부터 일하기 시작하는 직장에서 75세까지 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40대, 60대에도 쉽게 이직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 연계 직업교육과 전문대학 교육지원제도를 강화하는 추세다. 50~60세에도 언제든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1~2년제 직업학교제도(YH, Yrkeshögskola)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위해 직업교육과정과 매칭(maching)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4차산업과 연관된 미래 일자리를 찾기에 혈안이다. 지자체들이 중소기업들과 연계해 산업 클러스터를 만드는 작업, 농촌경쟁력 강화도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2050년에는 노동인구비율이 급격히 감소해 복지의 재원확보도 불확실하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재정절벽을 넘어 국가파산의 위기가 찾아올 것이 뻔하다. 스웨덴의 이야기지만 한국에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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