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 히포시 액션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출신 박찬성 변호사

 

박찬성 변호사 ⓒ박찬성 제공
박찬성 변호사 ⓒ박찬성 제공

“성 인권과 성 평등 증진을 위한 노력에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참여가 적은 것이 여전한 현실입니다. 변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히포시가 갖는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박찬성 변호사는 2014년부터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활동했다. 대학원 시절만 해도 변호사로 성희롱·성폭력 등 성 인권과 관련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서울대 인권센터가 진로에 대한 전환점이 됐다. 학교 내외의 숱한 인권, 특히 성관련 문제를 접하면서 전문가로 성장했다.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사건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고충상담원 전문교육에 출강해 <성희롱·성폭력 관련 법과 사례> 교과목 강의를 하고 있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해결 관련 자문요청이 오면 응하고 있다. 청와대 대통령 경호처, 통일연구원 등에서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 외부전문가 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포항공과대에서는 사건 해결을 위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특정 사건 조사나 심의에 관여해 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올 4월 전라북도 관내 초·중·고 교장 전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이라는 주제로 10차례 강의를 했을 때는 왕복으로 4000km를 운전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6월 인권센터를 떠났다. 이후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 변호사인 아버지와 법률사무소를 꾸렸다. 병영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변호사는 사실 사건을 접할 때마다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있다고 한다. 그는 “저도 생물학적으로는 엄연히 남성이고 아무리 많은 사건을 보아 왔다 하더라도 저 역시 기본적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해 왔던 것은 남성의 관점입니다. 제가 여성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을 충분히 다 헤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스스로를 더 경계하는 이유다.

그는 “성희롱·성폭력 피해의 문제는 여성에게 현저하게 큰 비율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지만 반드시 여성 피해의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사건에 대한 남성 법률가의 관점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제 경우가 특이 사례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남성 변호사들이 성 인권과 성 평등 증진에 힘을 보태줄 수 있게 되기를 함께 희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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