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최초로 배출된 57기 신임 여군 소위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여성신문
해군사관학교 최초로 배출된 57기 신임 여군 소위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여성신문

여군 1만 시대임에도 해병대 포함 해군과 공군에는 여군 대령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국회의원은 9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 군 계급별 여군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여군은 육군 7347명, 해군 1448명, 해병대 448명, 공군 1839명으로 작년 대비 438명이 늘어난 1만108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2085명에 비해 5배 성장한 것이다.

문제는 질적 성장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일반 고위직 공무원 4급 이상에 해당하는 여군 대령은 전체 여군 중에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공군과 해군에는 단 1명도 여군 대령이 없었다. 장성급 여군도 육군 준장 3명에 그쳤다. 

일반 공무원과의 차이는 더 현격하게 나타났다. 현재 대령 이상 전체 군 간부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0.55%로 채 1%가 되지 않았다. 지난 9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18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의 일반 공무원 4급 이상 여성 비율인 14.8% 비해 약 27배나 낮은 수치다.

5급 이상에 해당하는 중령으로 범위를 넓혀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중령 이상 여군의 비율은 1.3%로 일반 5급 이상 공무원 20.7%에 비해 약 16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공무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군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결과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낮은 경찰과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경 이상 경찰 간부 중 여성은 2.3%를 차지해 군보다 4배 높았다. 경정 이상 역시 3.8%로 3배 차이 났다.

지난 8월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체 여군 비율은 5.5%다. 국방부는 이를 2022년까지 8.8%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령 이상 고위급 장교의 여성 진출이 현저히 적은 상황에서 단순히 숫자 채우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 의원은 “비율을 높이는 데만 그치지 말고, 여군의 고위급 장교 진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며 “지휘관 및 정책부서 등의 주요 직위 진출에 어려움을 주는 제도적·문화적인 군내 유리천장을 먼저 혁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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