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유타대학교에서 26일(현지시간) 애니타 힐 브랜다스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있다. 이날 힐 교수는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와 관련된 논란이 1991년 자신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섰을 때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애티타 힐은 1991년 자신의 상사였던 클래런스 토머스 당시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 토머스의 상습적인 성희롱 문제를 전국에 알린 인물이다. ⓒ뉴시스ㆍ여성신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유타대학교에서 26일(현지시간) 애니타 힐 브랜다스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있다. 이날 힐 교수는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와 관련된 논란이 1991년 자신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섰을 때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애티타 힐은 1991년 자신의 상사였던 클래런스 토머스 당시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 토머스의 상습적인 성희롱 문제를 전국에 알린 인물이다. ⓒ뉴시스ㆍ여성신문

피해자 포드, 청문회 출석해 피해 증언

FBI ‘성폭력 증거 없음’ 수사 종결

‘백악관-FBI 유착설’도 제기

여성 시위대, 공화당에 인준 항의

“11월이 다가오고 있다” 경고

[여성신문]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안이 6일(현지 시각) 미 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됐다.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등 피해자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미투(#Metoo)’ 파문에 휩쓸렸지만 공화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지난달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의 성폭력을 폭로한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후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했지만 성폭력 의혹을 뒷밤침할 만한 내용없이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FBI 유착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캐버노 후보자의 인준으로 미 연방 대법원은 보수 성향 법관 5명, 진보 성향 4명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문제는 캐버노 인준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에 몰고 올 후폭풍이다. 공화·민주 양당은 여성 표 등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버노 대법관 임명이 중간선거에서 여성들의 표를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캐버노 인준을 앞두고는 상원 건물 앞에는 상당수가 여성인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어 캐버노 인준에 항의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11월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후보의 상원 인준 절차 당시 아니타 힐이 청문회에 출석해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였던 상원은 토머스 대법관을 인준했다. 그 과정에서 남성 의원들이 피해자를 문제삼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 상황을 두고 ‘성추행을 폭로한 여성이 도리어 모욕을 당한 건 이를 지원할 여성 의원이 없어서였다’는 목소리가 나와 다음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대거 정계에 진출했다. 당시 상원의원 중 여성이 2명에서 6명으로, 하원의원은 28명에서 47명으로 늘어났고 공화당은 완패했다.

실제 미 언론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캐버노 인준 사태의 승자가 ‘하원 민주당 세력’이라고 보도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든 변화는 선거 투표함에서 온다는 것은 잊지 말라”며 “오늘의 분노에 대한 답은 하나다. 바로 투표”라고 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브래드 배넌도 캐버노 인준이 이로 인해 혼란과 좌절에 빠진 여성들을 11월 선거를 앞두고 더욱 역동화할 것이라며 캐버노 효과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 성범죄 혐의 재조사를 통해 대법관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