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창업 돕는다-끝]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구 특성 반영한 온라인 쇼핑몰 창업

‘멀티사무원 양성 과정’ 등 인기 

“센터 접근성 떨어져 수강생 불편 

2022년 한남뉴타운 센터 이전 목표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오른쪽 세번째)와 직원들이 여성일자리 박람회 개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오른쪽 세번째)와 직원들이 여성일자리 박람회 개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서울의 중심, 용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훌륭한 접근성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부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까지 하루에도 10만명이 넘는 유동인구가 이곳을 지나친다. 대중교통 인프라도 탄탄하다. 1호선, 경의중앙선, KTX가 지나가는 용산역과 4호선의 신용산역이 근처에 있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용산전자상가 또한 최근 복합문화 상가로의 변신을 시도해 향후 더 많은 유동인구가 이곳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곳 지역 여성들의 취·창업을 책임지는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이하 센터)의 접근성과 인프라는 다른 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근처에만 신용산·숙대입구·삼각지·남영·용산 등 5개의 역이 있지만 구석에 숨어 있는 센터 위치 때문에 수강생들로부터 걸려오는 문의 전화도 상당하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사용하고 있는 센터 내 강의실은 총 8개에 불과하다.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은 “다시 꿈을 펼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용산과 주변 지역은 취업 기회와 다양한 가능성이 널려 있는 곳”이라며 “무엇보다 어렵게 우리 센터를 찾아오신 만큼 수강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취업서비스로 도움을 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관장으로서 꼭 풀어야 할 과제가 바로 ‘센터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2019년 4월 기부채납 건물로 이전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잘 안 됐다. 시에서 제안한 2022년 초, 이태원 한남뉴타운 개발2구역 기부채납 건물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박 관장은 “미얀마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 2008년 한국에 왔을 때 저 또한 경력단절의 기간을 가졌다.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여성인력개발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서울시북부여성발전센터에 발을 들여 맨 처음 했던 일이 중장년 취약계층 여성의 가사도우미 일자리 연결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일자리, 직업 교육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이유진 기자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이유진 기자

- 센터의 대표 프로그램이 있다면.

“온라인쇼핑몰 창업 과정이다. 2009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데, 용산의 지역적 특성하고도 많은 연관이 있다. 근처에 용산전자상가가 있지 않나. 지금으로선 구도심이 된 곳이지만 1990~2000년대까진 굉장히 호황이었다. 이 업체들이 지금은 온라인 판매로 많이 전환했다. 주변에 온오프라인 통합 전자기기 판매 중소업체만 3500여개다. 이들 업체에선 온라인 쇼핑몰 상품등록뿐만 아니라 배송, 고객 상담까지 가능한 멀티 인력들을 찾는다. 10년째인 만큼 취·창업률도 좋은 편이다. 졸업한 수료생들이 온라인 판매 협동조합 쪽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 인근 중소기업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직원들이 5인 미만인 업체들이 많다. 직원 한 명이 경리·회계·고객 상담·상품배송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 프로그램인 ‘중소기업 멀티사무원 과정’은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2017년 기준 취업률 82%, 만족도 93%를 기록했다. 구청과 협업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운영한 ‘면세점서비스인력 양성과정’도 있다. 용산역에 입점한 면세점에 판매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력 수요가 늘어났고, 특히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인력을 양성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드 여파로 현재는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다. 이 밖에 자동차 수리 상담원을 양성하는 ‘오토모빌어드바이저’ 과정도 이색 도전 직종 중 하나다.”

- 센터 이용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

“구직자와 직업교육 훈련생별로 연령대 차이가 있다. 작년 기준 ‘구직자별 연령대 현황’은 50대가 31.6%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직업교육 훈련생은 40대가 45.9%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주로 취업하길 원하는 직종은 사무·회계·관리직 등이다. 작년 기준 연간 취업자 수는 750명이었는데, 올해 취업자 수는 연말까지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 이들의 경력단절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저출산, 고령화 사회 경제활동가능인구를 높이려면 그 대안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 보육정책 확대, 성별임금격차 해소,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촉진을 위한 지원금 제도도 방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력단절 기간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는 그 기간 동안 언젠가 직업 현장에 나올 것을 대비한 교육 지원과 다양한 생활문화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가족을 돌보는 것이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이유진 기자
박은주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이유진 기자

- 센터에서 소개해주는 일자리의 질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센터를 통해 취업 지원을 받고자 하는 중장년층 여성 대부분은 취업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스스로 정보를 찾기 어려워 지원서조차 준비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일자리가 아무래도 저임금의 비전문적일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센터를 찾는 여성 대부분이 정시출근이 가능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인생 제 2막의 직장생활을 희망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임금이라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만족하며 다닐 수 있다면 꼭 안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최근 센터별로 신직종을 개발해 관련 산업에 이들을 취업시키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여성가족부 새일직업훈련 중 ‘고부가가치 직종 교육훈련’이 있다. 보통 직업교육 훈련 프로그램이 200시간 내외인데 이 프로그램의 경우 기본 300시간의 장시간 교육이 가능하고, 원한다면 그 이상의 시간까지도 교육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준다. 또 4차 산업혁명, IT 관련 직종 등의 아이템이 많아 교육생들도 전반적으로 젊은 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경우, 고임금 전문직으로의 취업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 벌써 센터 운영 2년 차다.  

“1년 9개월이 마치 19일 같았다. 같은 일을 하는 여성인력개발기관이지만 새일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의 환경과 조건은 아주 다르다. 두 기관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고 평가 방법 또한 달라 마치 종합예술을 하는 느낌이다. 내적으로는 구성원 간 소통과 화합, 응집력을 끌어내야 하고 이용자를 만족시킬 충분한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지역 입지 또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것이 잘 맞았을 때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실무자로서 8년, 관장으로서 2년 차인데 리더로 일하는 것이 몇십 배 큰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만큼 일이 잘됐을 땐 기쁨과 성취감도 몇십 배 큰 것 같다. 용산센터 관장으로서는 향후 센터 위치의 불리함을 제거하고, 이용자들의 보다 나은 편의를 위해 반드시 ‘센터 이전’을 해야 한다. 내적으로는 재정 안정을 추구하고 무엇보다 구성원들과 힘을 모아 수강생들의 니즈가 반영된 신직종 개발에 힘쓰겠다.” 

 

중소기업 멀티사무원 양성과정 

전산회계, 엑셀활용, 마케팅실무, 서비스경영 등 실무교육을 통해 사무직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전산회계, ITQ엑셀, 국가공인 SMAT(서비스경영)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온라인쇼핑몰창업과정

상품촬영기법, 포토샵을 활용한 상품디자인, 아이템선정 및 기획, 지마켓 옥션 이베이 등 오픈마켓 선입점, 아이템에 맞는 판매루트 개척 및 마케팅 기법 등 240시간 동안 다양한 교육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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