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6일 불편한 용기 측에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6일 '불편한 용기' 측에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여성신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6일 ‘불법촬영 편파수사 5차 집회’ 항의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여성들이 박 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서울 혜화역에서 주최한 집회에서 ‘문자 총공’이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시위 참석자들에게 일부 남성 국회의원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항의 문자를 보낼 것을 제안한 것이다.

해당 국회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을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위원 등이다. 문자 내용은 “편파판결 편파수사 방지,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 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조항을 제정하라, 국가는 대한민국 절반인 여성의 분노에 대답하라”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오후 10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회를 주최하시는 여러분께 경고한다”면서 “오후 4시 30분부터 1만5천여개의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저는 ‘여러분의 주장이 옳다’고 즉 ‘워마드를 이해해야 하며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국회 법사위 질의를 통해서도 법무부 법원행정처에 맹성을 촉구했다”면서 “그러나 귀하들은 무조건 정치인에게 무차별 문자폭탄을 가하고 있다”고 집회 주최측을 비판했다.

이어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귀하들 때문에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잃게 되고 사회적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공감은커녕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서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예쁘게 말하지 않으면 지지 철회하겠다는 말이 협박같이 들린다” “문자 몇 개 와서 짜증나셨어요? 매일 화장실 갈때마다 불안해하는 사람들 생각은 안하세요? 얼마나 간절하면 몇 차씩 몇 만명이 모이나 생각은 안하세요?”라면서 박 의원을 질타했다.

한 여성은 “공식적인 시위에서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옥석을 가려가며 문자보내라고 훈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문자 발신자=시위 참여자=워마드’로 보고 있는 것도 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일부 과격한 여성의 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미투 법안을 비롯해 몰카 판매 규제와 불법촬영물 웹하드 헤비업로더 처벌 등이 법 개정이 되지 않아 추진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법 개정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해당 상임위에서 통과되더라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통과시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필요한 상당수의 형법 개정도 법제사법위원회가 담당하지만 거의 통과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6만명의 여성이 참가했다. 지난 4차 집회 때는 7만명으로 집계했다.

 

불편한용기가 6일 서울 혜화역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5차 집회를 개최했다.
'불편한용기'가 6일 서울 혜화역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5차 집회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