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위약금 기준 단순화 

알뜰폰 관련 요금제 설명 가이드 등 

고령소비자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돼야 

 

70대 소비자 김영준(가명·서울)씨는 유선방송 이용 중 방문한 업체 직원으로부터 “더 이상 유선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니 집전화, TV, 인터넷 결합상품을 가입하지 않으면 TV를 볼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직원의 강요로 결합상품을 가입했지만 평소 보던 채널이 나오지 않고 요금은훨씬 많이 청구돼 해지를 요구하니 해지 위약금만 수 십만원을 내야 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통신서비스 발전에 따라 통신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 또한 이전보다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값비싼 통신요금제와 방송·통신 결합상품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 문제 등을 둘러싼 고령층 소비자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소비자가 바라본 통신서비스’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선 ‘1372 소비자 상담센터’로 접수된 통신서비스 소비자 불만 사례 공유와 해결 방법 등이 논의됐다.

이혜영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본부장은 “단말기는 이용단계, 단일서비스·결합상품은 해지단계에서 소비자 문제가 가장 많았다”며 “특히, 결합상품의 경우 계약해지시 위약금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결합상품의 복잡한 구조, 상품의 할인율 책정 방식과 계약 시 설명 부족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많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휴대폰 기기변경 등을 이유로 전화권유 판매과정에서 결합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 복잡한 결합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보제공 부족 등으로 소비자가 중도해지 시 위약금 등을 인지하지 못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며 “고가의 사은품을 미끼로 결합계약을 유도한 뒤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이 청구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 사무총장은 “복잡한 위약금 산정기준으로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려워 지속적인 소비자불만이 발생하는 만큼 결합상품 위약금 기준의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국호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소비자가 바라 본 통신서비스 소비자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5일 국호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소비자가 바라 본 통신서비스' 소비자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유진 기자

알뜰폰 관련 소비자 상담에선 고령층의 민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1372소비자상담’을 통해 접수된 알뜰폰 소비자 상담의 52.9%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했다”며 “청약철회, 계약해지, 요금 관련 상담은 특히 7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알뜰폰 관련 상담은 ‘계약해지 단계’ 상담이 53.5%로 가장 많았다. 청약철회, 계약해지, 위약금 문의가 주를 이뤘다. 계약해지 관련 상담의 주요 내용으로는 ▲‘위약금 대납 미 이행’ 등 계약 시 설명 및 계약 조건과 다름(27.2%) ▲계약과 다른 요금청구(17.7%) ▲요금 과다청구(11.8%) ▲계약해지 지연 및 계약해지 신청절차 까다로움(9.8%) ▲계약해지 시 위약금 발생(6.8%) ▲기기불만 계약해지(5.1%) ▲통신사 오안내 계약해지(3.1%) 등이 조사됐다.

알뜰폰 소비자상담 사업자별 분석 결과, 티브로드(14.7%), KT M모바일(KT알뜰폰) 13.5%, SK텔링크(12.4%), 이지모바일(10.1%), LGU+ 알뜰폰(9.8%), 티플러스(6.3%), CJ헬로우모바일(6.0%), 한국케이블텔레콤(4.9%) 등 ‘알뜰폰 소비자상담 통신3사’ KT, SKT, LGU+의 자회사 민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명 사무총장은 “알뜰폰의 경우 데이터서비스 제공량 등에 대해 고령층의 소비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추가 데이터 요금이 발생하는 상담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령층 소비자가 알뜰폰 가입 시 요금제 및 데이터 제공량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요금제 설명 가이드 및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1372 소비자상담센터’는 10개 소비자단체, 16개 광역시·도 지방자치단체, 한국소비자원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의 통합 소비자상담 처리시스템이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2018년 1월~6월까지 접수된 2018년 1월~6월까지 접수된 사례 1만7185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가장 많은 소비자문제 유형은 ‘통신서비스’(1만2529건)으로 전체의 72.9%를 차지했다. 이어 단말기(22.7%), 유료방송(3.6%), 부가통신기기(0.5%), 기타(0.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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