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며 참여

이상은이 무대에 섰다. 그러나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 선 그의 무대에는 ‘여성을 위한’, ‘반전을 위한’ 등의 꼬리표가 붙어있다.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그는 여성들을 위한 한국여성재단의 나눔운동의 하나인 수익금 1% 기부운동에 참여했다.

일시적인 몇번의 행사일 수도 있지만 그의 변화에 눈길이 머문다. 그가 정말 변한 것일까?

그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 컸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내 상황은 특수하다. 사람들은 주류에서 한걸음 떨어져 외국에서 생활하는 나에게 사회적인 책임감을 원한다. 이번 행사는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며 참여했다.”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의 힘을 믿는 그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무대 아래 사람들을 살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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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힘들다는 경험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생활은 여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일본에선 여성을 한철여성이란 단어로 많이 쓴다. 인형같은 20대 여성만을 여자로 생각하는 표현이다. 여성을 비하하는 행동들이 너무 많다. 남성위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 여성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었을 때 그들이 느낄 소외감을 생각하게 되었고, 진짜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여성에 관해 스스로에게 던진 고민의 시작이었다.

여성이란 화두가 자기에게 와 닿으면서 그는 힘들어졌다. 소외된 여성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의 힘듦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것은 이제껏 그가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힘듦이였다.

“며칠 전 아줌마 혼자 하는 작고 초라한 가게에서 동료들과 술을 먹었는데 갑자기 화가 나서 술이 취하도록 마시고 말았다.” 그 아줌마가 어떤 시기를 거치고 살아왔길래 저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났다.

서른이 넘으니 이제 여성에 대해 다시 보인다고. 그래서일까. 그는 <봉자> OST를 떠올리며 다시 작업을 한다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의 힘으로

소외된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그는 공식화된 틀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자유롭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 런던과 뉴욕, 일본을 오갔다. 그러나 그는 일본의 메이저 레코드회사와 작업을 하면서 정체되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발매된 10집 앨범은 그의 음악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가 없이 정체되었다는 평도 있었다. 그는 그에 대한 평을 인정한다.

“10집 앨범은 사실 나의 음악에 있어 정체된 시기였다. 변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없었던 것도 원인이 되었지만 상업성을 맞추라고 회사에서 요구한 것도 음악의 발전을 낳지 못하게 한 원인이다.”

그는 정형화된 틀만을 요구하는 메이저 음반시장에 지쳐 있었다. 만약 자신에게 라면을 끓이라고 한다면 창작적인 맛있는 라면을 만들 수 있지만, 계란 라면을 끓이라고 한다면 맛없는 라면, 그저 그런 라면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라이브앨범을 마무리한 후 11집은 새로운 음반회사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한다. 11집은 현재 1/4을 써놓은 상태.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 곁에 있고 싶어 얼마전 집을 얻어 함께 있다.

“외동딸이어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면서 좀더 부모님에 대한 염려와 애착이 생긴다. 부모님을 생각해 한국의 대학에서 남은 학기를 마치고 미술을 할지, 미국과 영국을 다니면서 하던 미술공부를 마치고 대학원을 진학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인‘리채’. ‘리채’는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함께 따서 지은 이름이다. 사실 그는 페미니즘이나 여성운동은 별로 알지 못한다. 그 역시 자신이 과대 포장되어 비칠까봐 염려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봐주길 바랬다.

“팬들과 음악으로 만나기 원한다.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얼굴을 대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음악을 제외하면 너무나 평범하다”며 팬들과 거의 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

던 그였다. 지금 그가 가진 여성에 대한 고민을 어쩌면 앞으로 그의 음악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는 29일~31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 (02)1588-1555

이최현주 기자nora0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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