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뉴시스·여성신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뉴시스·여성신문

하토야마 유키오(71) 전 일본 총리가 3일 경남 합천 원폭 피해자들에게 사죄를 구했다.

일본 정계 내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위령각을 참배하고 피해자들을 만났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후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피해자는 20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600여 명이 합천에 있다. 이 때문에 합천에는 원자폭탄 한국인 피해자의 영령들을 추모하는 위령각과 원폭 피해자 입주시설, 원폭자료관이 있는 국내 유일한 곳이다.

총리를 지낸 일본 정계 최고위급 인사가 원폭 피해자 위령각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참배 후 복지회관에 있는 원폭 피해자 30여 명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고 이들을 위로하며 용서를 구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합천 원폭 자료관을 방문한 데 이어 원폭 2세 환우 쉼터인 합천 평화의집도 찾았다.

그는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뒤 “식민지와 미국 원폭 투하 이중 피해자인 여러분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배상이나 지원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일에는 부산 영락공원을 방문해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가 숨진 한국인 이수현씨의 묘를 참배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월~2010년 6월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퇴임 이후에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인정·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