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에듀테크포럼 회원사들이 돌아 가며 재능기부로 기고하는 글입니다. 다양한 교육 현장의 경험들을 기반으로 독자들께 도움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여성신문의 공식적인 의견과 무관합니다. < 편집자 주 >

저는 농구선수 출신의 30대 후반,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의 남자 원장입니다. 대학교 때까지 농구선수였고, 선수생활 은퇴 후 8년간 초, 중학생에게 농구를 지도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교육과정을 경험하고자 교육 기관에 종사한 후 현재의 “어린이용 예체능 놀이학교 키즈 스타일러”를 설립하였습니다. 저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기관에서는 아주아주 희소한 남자 원장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상담 전화를 주신 어머님께 “안녕하세요. 키즈 스타일러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당황한 어머니는 “어머, 거기 놀이학교 아닌가요?” 라고 말씀하시는 게 가장 흔한 일상이었죠. 저희 놀이학교에 방문 후에는 한 번 더 놀라게 됩니다. 여성 선생님의 일반적인 응대가 아닌 그것도 큰 덩치의 190cm가 넘는 남자 원장이 학부모님들을 맞이하기 때문이죠.

 

제 친구들이나 선후배, 일가 친척들도 농구선수였던 제가 유아용 놀이학교 원장이 된 것에 대해 의아해하곤 합니다. 주변인들 중에는 놀이학교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죠. 스스로 자문해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 있지? 소위 말하는 유치원 원장이라니…” 어릴 적 봤던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한 “유치원에 간 사나이” 라는 영화가 지금의 저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의 재미만큼이나 현재 저의 직업 만족도는 100 그 이상이죠. 아이들과 마주하는 일상이 늘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선수를 경험한 남자 원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기존 유아교육 교사들과 만나 저희들 만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탄생하고 그러한 교육적 시너지들을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순수한 눈으로 제게 다가와 물어 봅니다. “원장님은 왜 이렇게 키가 커요? 왜 이렇게 힘이 세요? 어떻게 하면 원장님처럼 될 수 있어요?” 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아빠가 제일 힘이 세고 큰 사람일텐데 190CM가 넘는 원장이라니…… 사실 신기하고 놀라운 일인 거죠.

아이들은 눈 앞에 펼쳐진 호기심을 바로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더불어 아이들은 어쩌면 놀려고 세상에 태어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능과 본성을 가장 존중해 주고, 그것을 이끌어 주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활기차게 수업에 참여하고, 매일 운동을 하면서 즐거운 놀이와 활동을 하는 것, 가장 쉽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웠던 것을 말이죠.

 

어른들이 기대하는 아이들의 삶은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겠죠.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말입니다. 염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학부모께서 제게 물어 보시더군요. “우리 아이는 수업시간에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말을 잘 듣지도 않아요. 어쩌죠?”라고 말이죠. 저의 답은 언제나 같습니다. “말을 잘 듣는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인지하면서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행동을 시작하면서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시다면 내 아이가 왜 이러지? 하는 어른의 척도보다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그리고 그 좋아하는 활동을 통해서 아이가 주도적으로 행복을 느끼는지를 알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꽃피우는 방법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할 것입니다. 아이들 대상으로 예체능 놀이학교를 운영 중인 저 이재혁은, “행동에서 얻는 즐거움. 그런 즐거움이 수반된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경험과 추억”이 아이들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이런 교육적 가치관이 그저 아이를 놀게만 하고 있어 걱정인 학부모님의 고민을 덜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걱정 마세요. 잘 노는 아이만큼 건강한 아이는 없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

이재혁

 

예체능 놀이학교 키즈 스타일러 대표.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했으며, 농구를 했다. 선수 은퇴 후 농구 코치 및 체육교사를 하다가, 2011년부터 8년 동안 “행동하는 놀이학교 키즈 스타일러”를 통해 영유아들 교육을 하고 있다. 판교 본원을 시작으로 직영 1호점인 은평 롯데몰 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9년 성복 롯데몰 점이 오픈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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