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국내 대표 성매수 알선·구매 사이트 10곳 고발
여성들, 국내 대표 성매수 알선·구매 사이트 10곳 고발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8.09.18 00:14
  • 수정 2018-09-1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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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연대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연대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해외서버 타령 말고 사이트를 폐쇄하라!”

“걸려봤자 벌금 몇백만원 이걸론 안 된다!”

“광고사이트 운영 수익 전액 몰수 추징해 피해자회복에 사용하라!”

초등학생도 인터넷만 할 줄 알면 언제 어디서나 성매수 후기·불법촬영물 등을 보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여성단체들이 성 산업의 큰 줄기이자 디지털 성폭력의 온상으로 지목된 ‘성매수 알선·구매 사이트’를 고발하고 나섰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와 서울특별시 다시함께상담센터는 17일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구매 사이트 10여 개를 공동고발했다. 수많은 사이트 중 “(온라인 후기 게시판의) 페이지 수가 많고 심각성이 높은 대표 사이트 10곳”만을 골랐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관리자·사용자·도메인 소유자 등 400여 명도 성매매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국연대·다시함께상담센터 등

운영자·사용자·도메인 소유자 등 400여명도 고발

“엄중히 단속하고 불법촬영·광고수익 몰수 추징해야”

성매수 알선·구매 사이트는 몇몇 ‘변태’들의 소굴이 아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거대한 산업이다. 이런 사이트에서는 글쓰기, 댓글 달기, 사진·영상 다운로드 등으로 포인트를 쌓아 성매매 업소 할인쿠폰 등을 살 수 있다. 회원들끼리 모여서 ‘성매매 번개’ 모임을 열기도 한다, 성구매 시 주의사항, 가격 흥정 방법, 미성년자가 성매수를 해도 처벌받지 않는 법, 현재 시세 등도 친절하게 공지로 올려둔 사이트도 많다. 불법촬영물과 성매매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사이트도 많다. 대부분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운영진들이 수사와 단속을 피해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변호사들의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변호사들의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다시함께상담센터,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 서울시성매매피해여성지원협의회, 현장상담센터협의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서, 해외 서버이기 때문에, 숫자가 너무 많아서 등의 핑계는 직무유기”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이트를 폐쇄하고 불법 수익을 몰수·추징해야 한다”고 외쳤다. ‘흩어진 법, 책임전가, 법타령 하는 사이에 범죄자만 살판’ ‘범죄가 표현의 자유냐? 성매매알선은 광고 아닌 범죄다’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들었다. 

변정희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소장은 “성매매 현장은 최근 ‘미투(#MeToo)’ 운동으로 드러난 일들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곳이며, 남성들이 ‘남성문화’의 이름으로 학습한 폭력을 실천하는 곳”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남성의 욕망, 성적 자유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착취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 방조자, 생산자들과 이러한 콘텐츠로 수익을 얻는 사이트, 심각한 범죄에 동참한 경찰·공무원 등의 실태를 더는 두고볼 수 없다.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다시함께 상담센터 소장은 “(성매매 알선·구매 사이트는) 그야말로 여성혐오 대잔치”라며 “‘혐의없음’, ‘증거불충분’이라던 경찰이 국제공조로 소라넷을 폐쇄한 수사력에 기대를 건다”라고 말했다.

아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여성을 사고파는 구조가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 시공을 초월한 접근성을 악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거래되는 여성들을 외면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후기공유’ ‘밤문화’ ‘성매매업소’ ‘성산업카르텔’ 등 키워드를 끈으로 연결한 조형물을 하나하나 가위로 끊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성매매 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매매알선·구매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성매매 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매매를 알선·권유·유인·강요하거나 성매매 장소 등을 제공하면 성매매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성매매 교사 시 교사범에 대한 형법 총칙의 규정에 따라 성매매를 실제로 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성매매 ‘권유·알선’을 성매매 ‘교사’보다 더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성매매 행위 자체보다 그 중간매개 행위로서 성매매 산업을 고착화하고 확산시키는 파급 효과를 지닌 성매매 권유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을 더 무겁게 파악한 입법자의 결단과 처벌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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