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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한’ 주제 다뤄온

양평원 ‘포럼 본’ 변화 바람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가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 본 강연자로 나서 한국 사회에 난민 논쟁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김현미 연세대학교 교수가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 본 강연자로 나서 한국 사회에 난민 논쟁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나윤경, 이하 양평원)은 9월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세대학교 김현미 교수의 특별 강연으로 2018년 제2차 포럼 본(forum BORN)을 개최했다.

사회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 1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 김현미 교수는 ‘한국 사회의 난민 논쟁과 이해’라는 주제로 60분간의 열정적인 특강을 펼쳤다.

이날 김 교수는 최근의 제주도 예멘 난민 이슈와 관련해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난민 간 상관성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중시하는 노동의 유연화에 따라 각국의 이주 정책이 바뀌면서 난민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사회는 특히 난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뿌리 깊고 인종주의적 시각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자유주의가 지닌 불안정성의 ‘공동적 대응자’로서 한국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난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사회를 기획 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국민이 주권행사의 주체임을 확인한 촛불혁명 이후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 한 켠에 자리 잡은 국민 특권주의 정서가 경제적 불안과 묘하게 결합 하면서 이주자·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며 “누구도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확립하는 것이 21세기 한국 사회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양평원 나윤경 원장은 “우리가 염원하는 종전, 평화, 통일 등 인류 보편의 가치와 난민의 존재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게 된 특별한 시간을 마련해 준 김현미 교수께 감사드린다”며 “난민 혐오 외에도 성별, 연령, 계층 간 발생하는 각종 혐오로 얼룩진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우리사회 성평등 문화 정착 및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성평등 문화 활동을 펼치는 양평원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 드린다”라는 맺음말로 포럼을 마쳤다.

포럼 본은 2010년 4월 출발해 올해로 8년째 사회 지도층 오피니언 리더들의 네트워킹 장으로 자리잡아왔다. 조찬 모임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강연자로 강의을 듣고 참석자들끼리 명함을 주고받으며 지식과 인맥을 쌓는 모임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지난 6월 나 원장이 취임하면서 이번에 두 번째 열린 포럼 본은 조금씩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참석하지 않았던 여성인권단체 대표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고, ‘소프트한’ 강연 주제 대신 ‘미투’ ‘난민’처럼 성평등, 다양성 등과 관계 깊은 이슈들로 선정했다.

양평원 측도 포럼 본을 “현장 활동가, 언론인, 정치인, 교사, 교육행정가 등 한국 사회 여성과 남성 오피니언 리더의 젠더 감수성 향상과 성 주류화 정책 및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마련되는 토론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양평원은 8년 전 포럼 본 출범 당시 ‘본보기’ ‘모범’이라는 의미의 ‘본’을 포럼 이름으로 삼아 “여성지도자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근본’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 원장이 추진하는 ‘본 포럼’의 변화가 이름처럼 ‘본보기’가 될 만한 포럼으로 안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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