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일 CGV압구정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열려

‘역대 최다’ 20개국 51편 상영

특별토크쇼도 10차례 마련

비혼과 비출산, 예술계 내 성차별, 성소수자 이야기...여성인권을 기초로 다양한 시각과 쟁점을 다룬 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가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열린다. 

여성인권영화제는 2006년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시작된, 여성인권을 주제로 다루는 국내 유일의 영화제다.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서로의 질문과 대답이 되어’이며, 역대 최다 작품 수인 20개국 51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개막작 ‘밤이 오면’(조다나 스피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작 ‘밤이 오면’(조다나 스피로)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올해 개막작 ‘밤이 오면’(조다나 스피로)은 18세 생일 전날 소년원에서 풀려난 소녀 앤젤이 10세 여동생을 데리고 죽은 엄마의 원수를 갚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다. 영화제 측은 “매번 우리 사회에 법과 제도의 변화를 촉구하는 문제의식을 담은 영화를 개막작으로 고르려고 노력했다. 여성인권영화제가 열두 해를 맞은 지금, 법이나 제도와는 별개로 우리 각자의 몫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다”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 ‘이야기’(제니퍼 폭스)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영화 ‘이야기’(제니퍼 폭스)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세션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그에 대한 인식의 괴리,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구조와 현실을 탐구한다. 영화 ‘이야기’(제니퍼 폭스)는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성폭력의 진실을 찾고자 과거의 인물들과 장소를 찾아가는 한 다큐멘터리 감독의 여정을 그린다. 막연하게 ‘사랑’으로 기억하던 그 일이 성폭력이었음을 깨달으면서 그의 일상도 점차 변화한다. 

 

다큐멘터리 ‘페미걸즈’(쿤 사위드헤이스트)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다큐멘터리 ‘페미걸즈’(쿤 사위드헤이스트)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세션에서는 권위, 역사, 사회와 통념에 맞섰던 용감한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다큐멘터리 ‘페미걸즈’(쿤 사위드헤이스트)는 방글라데시, 요르단, 인도, 케냐, 페루에 사는 청소년 여성인권운동가 5명의 일상을 비춘다. 투쟁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만은 같다.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캐럴라인 벌러)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캐럴라인 벌러)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스포츠, 영화 및 미디어, 음악 등 각 분야에서 오래도록 자행된 성차별을 고발하는 ‘피움줌인’ 섹션도 마련됐다.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캐럴라인 벌러)은 1970년대 레즈비언들의 스톤월 해방과 페미니즘 운동, 실험적인 영화제작과 1990년대 ‘뉴 퀴어 시네마’, 그리고 최근까지 퀴어영화의 전 역사를 다룬다. 

 

영화 ‘에로틱 부티크’(줄리아 프릭)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영화 ‘에로틱 부티크’(줄리아 프릭)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줌아웃’ 섹션에서는 주어진 보기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답변을 내놓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화 ‘에로틱 부티크’(줄리아 프릭)는 차기 시장 후보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던 엠마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이혼을 예감하고 돈을 벌기 위해 성인용품 가게에 취직한 엠마는 가게를 “여성과 여성을 사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에로틱 부티크”로 바꿔나간다. 

 

영화 ‘생리 무법자’(앨리슨 파이퍼)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영화 ‘생리 무법자’(앨리슨 파이퍼) ⓒ제12회 여성인권영화제

영화 ‘생리 무법자’(앨리슨 파이퍼)는 ‘누구나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를 다룬다. 고등학생 리안은 생리대를 사지 못해 휴지로 대신하다가 수업 중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피를 흘리게 된다. 리안은 파격적인 반항으로 자신을 놀린 학생과 선생님, 자신의 요구를 가로막는 사회적 낙인에 맞서 싸운다. 

‘피움초이스’ 섹션에선 ‘골목길’(오수연), ‘누가 소현씨를 울렸나’(이길우), ‘능력소녀’(김수영) 등 국내 출품 경쟁작 20편이 상영된다. 예선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이 현실에서 벌어진 일을 재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건을 이해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직설적인 언어로 고발하는 작품부터 장르적 문법으로 여성폭력 문제를 비틀어 보여주는 작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의 현실을 영화화하며 지금 이곳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성인권영화제의 특별 토크쇼인 ‘피움톡톡’은 올해 총 10차례 열린다. 영화도 보고 변호사, 여성운동가, 여성학자, 산부인과 의사, 음악평론가 등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인권보다 ‘가정 보호’가 우선인 가정법원 파헤치기 △누구나 잊지 않고 있는 그 이야기 하나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에 늦은 때란 없다 △그때 그 아이는 어떻게 그 시절을 보냈을까 △10대 여성, 지금 여기서 변화를 만들다 △우리는 왜 그렇게 ‘델마와 루이스’를 좋아했을까 △코리안 페미니스트들의 스탠딩 코미디쇼 △FGM(여성기훼손)부터 한국의 여성기성형수술까지 △내가 연주하고 싶은 것을 실현시키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난 순간에 대하여 등 주제로 진행된다. 상영시간과 출연진은 여성인권영화제 홈페이지(www.fiwo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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