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여성주의 매체 <석순> 20집 발간

‘또’ <석순>이 나왔다.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왜 그렇게 깁니까?”라는 반응은 여전하지만 이번 20집은 예전과는 좀 달라 보인다.

지금까지 <석순>이 여성학 전문서적처럼 ‘딱딱하게’ 말해왔다면 이번에는 여성주의에 익숙하지 않은 학우들이 쉽게 읽고 느낄 수 있도록 일상적인 삶과 연계하고 개인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식은 치열하게 간직하되 방법론적으로 글에 대한 접근이 쉽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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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우는 “<석순>이 가벼워졌다”고들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표면상 그러할 뿐이다. 누가 가벼운 이야기를 하려고 공식적인 매체에 원고지 60∼70매로 한바탕 글을 늘어놓겠는가. <석순>의 변화는 단지 논문 투와 진지한 척하는 말투, 문제의식 설정 등에서 태만함을 거부하며 온 변화이지 <석순>의 반동적 변화, 또는 분리주의적 변화가 아닌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몸에 와 닿는 억압들을 외면한 채 이론적인 말투와 생각으로 여성주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질퍽하게 우리의 싸움을 일상으로 끌어내렸다.

어느 학우의 말대로 ‘말랑말랑한’ 교지 <석순>이 되기 위하여, 석순 편집진의 ‘글쓰기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석순> 20집에서는 ‘여성과 정치가 만나는 접점에서 정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고려대의 여성학 강의, 가정교과서, 여학생 공간과 자치공간, 여대생과 모성 이데올로기, ‘남성과 여성의 말은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가’, 그리고 (예상대로 가장 인기 아이템이 되었던) 여성과 섹슈얼리티 문제를 다룬 글을 볼 수 있다.

<석순>을 보고픈 이는 이메일(kusuksoon@hanmail.net)로 주소를 적어보내면 책을 보내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석순>의 홈페이지www.suksoon.net가 새로 문을 열었다.

“모성성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속이 아주 후련하다” “여성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여성과 남성의 언어에 대한 글 재밌게 보았다”는 등 홈페이지를 통해 20집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석순>이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남전 하영/고려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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