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통문 120주년 기념

국립여성사전시관 특별기획전

‘오늘, 여권통문을 다시 펼치다’ 1일 개막

[여성신문] 120년간의 한국 여성운동사를 돌아보는 특별기획전, ‘오늘, 여권통문을 다시 펼치다’가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女權通文)’ 발표 120주년을 맞아 여성가족부가 마련했다. 100여 점의 유물, 사진 자료, 신문기사 등을 통해 한국 여성운동의 근원과 역사, 과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여권통문 선언 이후 120년이 지난 오늘, 한국 여성인권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라고 평했다.

기획전은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서막 ‘한국 근대여성운동의 계보를 찾아서’에서는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 여성들이 발표한 ‘여권통문’을 조명한다. 여권통문이 왜 한국 근대여성운동의 기원으로 평가받는지 알아볼 수 있다. △제2부 ‘근대사회의 여명(黎明)과 용기 있는 여성들의 등장’에서는 여권통문 발표 당시 조선 사회에서 쏟아진 다양한 반응을 옛 신문기사 등을 통해 살펴본다.  

 

‘여권통문(여학교설시통문)’이 처음으로 게재된 1898년 9월 8일자 황성신문. 여성들의 모임과 주장에 대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여권통문에 대한 당시의 사회 반응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자료이다. ⓒ여성가족부 제공
‘여권통문(여학교설시통문)’이 처음으로 게재된 1898년 9월 8일자 황성신문. 여성들의 모임과 주장에 대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여권통문에 대한 당시의 사회 반응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자료이다. ⓒ여성가족부 제공

역사 서술에서 배제돼 주목받지 못했을 뿐, 여성들은 1907년 국채보상운동부터 독립운동, 노동운동, 평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사회 변화의 주요 동력이었다. △제3부 ’한국여성사, 격동의 120년‘에서는 교육, 언론, 직업, 정치참여 등 영역별로 여성권익신장을 위한 주체적 노력을 되짚어 본다. 

 

1906년 제주 신성여학교 유아반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1906년 제주 신성여학교 유아반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1910년 이전 유일하게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동덕여학교의 교복이다. 총길이 92cm로 당시 평균 여학생의 신장이 굉장히 작았음을 알 수 있다. 1920년대 관련 자료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자료다. ⓒ여성가족부 제공
1910년 이전 유일하게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동덕여학교의 교복이다. 총길이 92cm로 당시 평균 여학생의 신장이 굉장히 작았음을 알 수 있다. 1920년대 관련 자료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자료다. ⓒ여성가족부 제공

 

1950년 숙명여고 학생들의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1950년 숙명여고 학생들의 사진 ⓒ여성가족부 제공

당시 각국에서 터져나온 여성인권선언을 통해 근대 여성운동의 흐름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제4부 ’올랭프 드 구즈(Olympe de Gouges)부터 샤으라위(Huda Sha’rawi)까지‘에서는 서구 여성인권선언의 시작점인 프랑스 ‘여성과 여성시민의 선언’부터 독일,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베트남, 이집트 등 여러 나라의 여성운동 흐름을 살핀다. 

△마지막 ’82년생 김지영과 김소사, 이소사‘에서는 현대 여성들의 문제의식을 ’신(新)여권통문‘을 통해 제시한다. “김소사, 이소사는 외쳤고 행동했지만 지금의 82년생 김지영들은 ‘맘충’이라 불리우며 혼자서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어쩌면 이 혼란은 계속 진행형일지 모른다.”

 

1945년에 창당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정당인 대한여자국민당의 규정집. 선언, 당강, 당책, 당헌 등으로 구성됐다. ⓒ국립여성사전시관
1945년에 창당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정당인 대한여자국민당의 규정집. 선언, 당강, 당책, 당헌 등으로 구성됐다. ⓒ국립여성사전시관

 

남녀고용평등법을 최초로 제정하고자 했던 김영정(金榮禎,1929-) 의원의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당시 친필 자료이다. 1970년대부터 여성인력이 대거 사회에 진출했지만 양성평등과 동일노동·동일가치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 여성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부터야 높아졌다. 법제정을 통해 이러한 가치들을 지키고자 한 김영정 의원의 친필 메모로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남녀고용평등법을 최초로 제정하고자 했던 김영정(金榮禎,1929-) 의원의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당시 친필 자료이다. 1970년대부터 여성인력이 대거 사회에 진출했지만 양성평등과 동일노동·동일가치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 여성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부터야 높아졌다. 법제정을 통해 이러한 가치들을 지키고자 한 김영정 의원의 친필 메모로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전시 개막식은 지난 8월 31일 오후 2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정현백 여가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현백 장관은 “우리의 자생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널리 알려나가는 것은 여전히 진행 중인 우리사회 성평등문화 확산에도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관람 시각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입장료는 없다. 문의 031-819-2288, 2299. http://eherstory.mogef.g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