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통문’ 120주년]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 재조명 나선 네 여성
[‘여권통문’ 120주년]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 재조명 나선 네 여성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8.30 19:41
  • 수정 2018-08-30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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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신용현·이정은·기계형

‘여권통문’ 알리기 안간힘

120인 함께 낭독·세미나·

기획전시 등 행사 다채

 

안명옥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왼쪽 부터). ⓒ여성신문
안명옥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왼쪽 부터). ⓒ여성신문

한국 최초 여성인권선언문 ‘여권통문’ 발표 120주년을 맞아 여권통문 재조명하고 의미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네 여성이 있다. 안명옥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 기계형 국립여성사전시관 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여성인권운동의 출발점”이라며 역사적 의미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도 여권통문의 정신을 이어받고 기려야 한다고 말한다.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으로 1898년 9월1일 한양 북촌에서 양현당 김씨(김소사)와 양성당 이씨(이소사)라는 두 여성을 필두로 300명의 여성들이 ‘여학교 설시 통문’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선언문이다.

‘여권통문’에는 “여자는 안에 있어 밖을 말하지 말며 술과 밥을 지음이 마땅하다 하는지라. 어찌하여 사지육체가 사나이와 같은데 이 같은 압제를 받아 세상형편을 알지 못하고 죽은사람 모양이 되리오”라며 여성 억압과 한정된 성역할의 문제가 제기됐다. 또 교육을 통해 여성의 능력을 키워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경제권과 정치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담겼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단체 찬양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독립신문’ ‘황성신문’에 발표되자 400여명의 지지자들이 찬양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통문은 한국 여성들이 최초로 한 목소리를 낸 여성운동의 시작점이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여성들이 여성권리를 선언한 9월1일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한국 여성운동의 출발점인 여권통문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그 중심에 안명옥 대표, 신용현 의원, 이정은 회장, 기계형 관장이 있다.

먼저 안명옥 대표는 9월 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여권통문의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한 연구세미나를 연다. 이 자리에선 중고등학생들의 여권통문 발표 재현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연구세미나는 강영경 숙명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정경숙 강릉원주대 명예교수가 ‘여권통문의 발표와 전개과정 및 의의’에 대해, 문소정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이 ‘여권통문과 일본 및 서구의 여성해방선언의 비교’, 강영심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이 ‘여권통문 표석 설치 장소 지정을 위한 연구’에 대한 연구 발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여권통문’ 발표 120년을 기념하는 ‘한국여성미술인 120인전’을 국회 아트갤러리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함께 마련한 신용현 의원은 지난 7월 여권통문 선언일인 9월 1일을 ‘여권통문의 날’로 하고, 이후 1주간을 ‘여성인권주간’으로 정해 기념토록 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신 의원은 “여권통문이 우리나라 여성인권운동의 시작점이라는 큰 의미가 있음에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잘 몰라 아쉬움이 많았다”며 “오늘 기념식을 계기로 여권통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은 8월 31일 서울시청에서 ‘2018 서울 여성대회’를 열고 여권통문 발표 120주년을 기념한다. 서울시 성평등기금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는 여권통문 120주년 기념영상 헌정, 여권통문 홍보대사 120인의 여권통문 함께 읽기, ‘서울 여성의 날(9월 1일)’ 선포 등이 있을 예정이다. 이어 ‘120년 전 북촌부녀들, 여권을 외치다’를 주제로 역사학자 박용옥 박사의 기념 강연이 열린다.

이정은 회장은 “이번 서울여성대회를 계기로 여권통문을 발표한 9월 1일을 ‘서울 여성의 날’로 선포해 향후 서울시의회에 조례 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국립여성사전시관을 이끄는 기계형 관장은 오랫동안 제대로 역사적 의의를 평가받지 못한 ‘여권통문’을 새롭게 조명하고, 한국 여성운동 전통을 복원하기 위한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오늘, 여권통문을 다시 펼치다’를 주제로 9월1일부터 5개월간 경기 고양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전시된다. 기 관장은 지난 4월 취임 직후부터 이번 기획전을 준비해왔다. 100여점의 각종 유물, 사진자료, 신문기사 등을 통해 한국 여성운동의 근원과 역사, 여권통문 이후 120년이 흐른 오늘날 여성들에게 남겨진 성과와 과제 등을 살펴본다. 특히 5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기획전 중 마지막 ‘82년생 김지영과 김소사, 이소사’ 부문에서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문제의식을 ‘신(新)여권통문’을 통해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기 관장은 8월 24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시대를 앞선 여성들의 외침: 여권통문과 세계의 여성인권선언’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서는 여권통문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근대 서구사회와 아시아 타지역의 여성운동 흐름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여권통문’을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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