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난국, IMF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도 어김없이 설날은 돌아오

고….

주부들 주름살과 흰머리는 늘어만 가는데….

IMF시대의 설날 인기 선물은 무엇일까? 고급 백화점에서 10만원대

의 갈비, 정육세트를 몰아내고 한몫을 차지하는 것은 양말, 손수건

등 1만원 이내의 복고풍 선물세트들. 한 백화점 관계자 는 ‘올 설

날을 계기로 선물의 주류가 10만원대에서 2,3만원이하의 생활필수품

으로 바뀔 것 같다.’고 전망.

알뜰 주부들이 꼽은 ‘받아서 가장 좋은 선물’ 1위는 설탕, 식용

유 등 요즘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생활 필수품들. 누런 종이 봉지

에 들은 설탕 포대를 선물로 받으면 그리 뿌듯해 하셨던 6,70년대의

어머니들의 모습을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터.

종이 봉지에 들어있는 관계로 세월이 지나면 굳어지는 설탕을 어머

니의 명령으로 쇠절구에 넣고 빻아야 했던 일도 중년층이 간직하고

있는 재미있는(?) 추억 가운데 하나. 새 설탕이 들어오면 그것부터

먹자고 어머니를 졸라봐도 어김없이 새것은 반닫이 안으로 사라지고

‘굳은 것부터 빻아서 먹어야 한다.’며 절구공이를 쥐어주던 절약

의 화신, 우리 어머니들.

또한 기름값과 전기, 가스요금이 잇달아 오르고, 차를 버리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선물 축에 끼지도 못

했던 겨울내의가 인기 선물 품목으로 급부상.

특히 패션 내의에 밀려 판매가 뜸했던 남성용 겨울 내의가 불티

나게 팔려 가게마다 이월상품, 재고상품까지 바닥이 나는 등,내의업

계들은 때 아닌 내의특수에 싱글벙글.

무스탕이나 모피 대신 두툼한 파커 차림에 양말, 설탕 선물 꾸러미

들고, 자가용 버리고 버스로 인사다니는 알뜰 세배족의 모습, 타임

머신 타고 30년전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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