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은 여군의 날] 국방개혁 2.0, ‘성평등’이 기본이다
[9월6일은 여군의 날] 국방개혁 2.0, ‘성평등’이 기본이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8.08.28 15:54
  • 수정 2018-09-03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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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국방개혁 2.0’ 발표

개혁과제로 ‘여군’ 내세워

여군 비율 8.8%로 확대·

‘보직 성차별’도 폐지키로

군 내 성폭력·유리천장·

일·생활 불균형 함께 풀어야

 

여군 최초 기갑병과 부사관인 임현진(23) 하사가 K1A2 전차에 탑승한 모습. ⓒ육군
여군 최초 기갑병과 부사관인 임현진(23) 하사가 K1A2 전차에 탑승한 모습. ⓒ육군

올해 ‘여성 군인’ 창설 68주년 맞았다. 간호장교 31명에서 시작한 여군이 1만명 시대를 넘어섰다. 여군이 늘고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정부는 ‘국방개혁 2.0’ 개혁과제로 ‘여군 비중 확대 및 근무 여건 보장’ 방안을 내놨다. 국방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성평등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라는 점을 군 내부에서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방개혁과 관련 “국민들은 군대 내 성비위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지휘관부터 솔선수범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확립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나서 ‘성평등한 군대’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성평등 군대로 향하는 첫 걸음은 여군 비율 확대다. 국방부는 8월 1일 ‘국방개혁 2.0’ 일환으로 전체 군 인원의 5.5%(2017년 1만97명)인 여군 비율을 2022년까지 8.8%(1만7043명) 이상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1999년 2085명이던 여군 장교·부사관 수는 2016년 1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1만96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여군 초임 간부 선발 인원을 지난해 1100명에서 2022년에는 2250명으로 확대하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사령부, 각 군 본부 등 주요 직위에도 여군 보직을 늘릴 예정이다. 최근 견고한 군 ‘유리천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해 말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한꺼번에 3명의 여성 장군이 나왔다. 전투병과인 강선영 대령과 허수연 대령이 각각 준장으로 승진했고, 간호병과에서도 권명옥 국군간호사관학교장(준장)이 ‘별’을 달았다. 특히 강 준장은 임기제가 아닌 첫 여성 정상 진급자다. 그동안 장군이 된 여성들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진급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역했다.   

여군 비율 15% 이상으로

군 당국은 ‘보직 성차별’도 없앤다는 계획이다. 먼저 여군이 전방지역 부대(GOP) 중·소대장 맡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군 보직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성별 구분 없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이고 양성평등한” 중·소·분대장 자격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가족친화인증제도 도입, 군 어린이집 확충 등을 통해 여군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방안을 두고 목표로 잡은 8.8% 비율을 1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세계 주요국가에서는 여군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국방부가 내놓은 ‘해외 여군 현황’ 자료를 보면 이스라엘은 여군이 차지하는 비율이 33.3%(2017년 기준), 노르웨이는 17.3%로 상위를 차지했다. 두 국가는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다. 모병제 시행 국가 중에선 태국이 22.8%, 프랑스 15.3%, 미국이 13%로 나타났다. 캐나다와 호주는 여군 인력 비율을 최대 25%까지 올리기로 하는 등 세계는 지금 여군 인력 활용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군은 1950년에 창설돼 올해 68주년을 맞았지만 비율 증대는 매우 더디다. 1981년 전체 여군은 1800명으로 1만명이 되기까지 34년이나 걸렸다. 1년에 평균 241명이 늘은 셈이다.

 

9월 국방부 양성평등위 가동

무엇보다 여군 비율 확대는 군 성폭력 예방대응체계 구축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국방부 조사 대상 43개국 가운데 유럽 등 선진국 18개국이 성폭력 예방교육 등 관련 대책과 적용 법규를 구체화 했다. 이번 개혁안에도 전문 강사에 의한 성폭력 예방교육 확대, 양성평등센터장 전담직으로 운영, 민간 전문상담관 11명 추가 채용 등 전담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성범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엄중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로 구성된 ‘해군대령 성폭력사건 진상조사 및 대책마련 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군대를 위해 “성평등 관점으로 성폭력 및 성차별 철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성평등 기구 배치”를 제안했다. 이에 국방부는 9월부터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성평등 정책 자문기구인 ‘양성평등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성폭력 전담기구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국방개혁 2.0 시대의 군과 양성평등’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2017년 군 조직 양성평등 지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병사·부사관·장교 3604명(여군 1804명)을 이뤄진 조사에서 ‘부대 내에 여군 기피 분위기가 있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72.9%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군 장교와 부사관은 각각 66.2%, 63.9%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양성평등정책은 남성의 입장을 무시하고 여성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는 항목에는 65.3%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여군 부사관의 82.6%가 항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병사는 58.3%, 남군장교 62%만이 ‘비동의’ 해 성평등정책에 대한 남군의 오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에 대한 통념도 남녀 격차가 컸다. ‘여성이 끝까지 저항하면 강제로 성관계(강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여군 장교와 부사관 비율은 각각 75.3%, 67.7% 였다. 반면, 병사는 31.1%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낮았고, 남군 부사관41.6%, 남군 장교 49.5%도 여군과 20% 이상 차이가 났다.

전 박사는 “군 양성평등 지표 조사 결과 양성평등 정책에 대해 남·여군이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남군의 일반적인 성역할 관련 양성평등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집단별 맞춤형 양성평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 ‘병사 대상 양성평등교육 강화’ 등 과제를 제시했다.

군 조직에서 ‘성인지 교육’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김엘리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객원교수는 “여군 증가와 군의 다양성 요구 확대에 발맞춰 성인지 교육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예민하게 느끼는 성인지 교육은 남녀관계가 어떻게 구성되고 이 관계가 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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