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의 강화 전세계적 현상

21세기와 여성에 대한 핑크빛 시나리오들이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던 순간 실제로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던 21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전근대적으로 여성을 ‘맞선’ 시장에 내몰고 ‘미혼탈출’을 지상 과제로 삼게 하는 사회문화적 공세였다.

이런 공세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시점에 대해 누구나 1997년 경제위기가 불어닥친 때를 떠올릴 것이다. 1997년 이후 구조조정의 일차적 대상이었던 여성들은 실망실업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여전히 신규 여성 실업자들이 노동시장을 넘보고 있었다. 남성의 노동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다음 순위로 여성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문화적 토대 위에서 이러한 여성들은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아마 주의 깊게 본 사람들이라면 이 시기부터 방송들이 ‘낭만적 사랑과 연애’ 담론을 부활시키며 ‘짝지어주기’를 노골적으로 시작한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한 여성을 남성과 짝지어 줌으로써 사회는 실업 통계치를 낮출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간단히 불황과 일자리 감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감출 수 있게 된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에서 신종 유망 벤처사업이 결혼정보회사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가부장제와 신자유주의가 결탁한 음모의 결과인 것이다.

최근 이러한 보수화 경향과 문화적 공세는 전세계적인 양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호주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세력인 자유당과 국민당 연합은 여성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전통적 가족주의’에 기여하는 보수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이들이 내건 공약은 일과 양육 중에서 여성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해주겠다는 것. 여성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일을 한다면 집에 있는 여성에게 양육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일하지 않아도 양육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들이 가사노동을 인정하게 하려고 싸워왔던 것을 생각할 때 일면 의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집권 연정 세력의 의도는 ‘가족주의’를 강화하고 여성들을 가족의 울타리 안에 묶어두려는 것이다.

지난 달 8일 호주에서는 또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결혼과 아이들을 수호하자’는 슬로건 하에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이다. 이 집회에서 한 가톨릭 대주교는 “같은 성의 결합은 남편과 아내, 아이들의 결합과는 같지 않다. 사회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가족단위이다”라고 연설하며 동성애를 비난하였다.

이들은 특히 레즈비언을 주요 투쟁의 대상으로 삼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은 이성애 가족 안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들의 아이 낳을 권리를 문제시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는 테러의 원인을 여성과 다양한 인종에게 돌리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한 보수적인 목사는 9·11 테러에 대한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레즈비언과 여성주의자들이 득세하는 것이 오늘날과 같은 불행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여성들을 일차적 타격대상으로 삼으면서 사회문제를 희석시키려는 보수주의적 경향의 단적인 예일 따름이다. 이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공세는 하나의 수순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여성을 보수적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안으로 복귀시키려는 음모의 진정한 추진세력은 바로 ‘신자유주의자’들이다.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낭만 속에 감추어 덧씌우려는 것, 혹은 아주 노골적인 가족주의로 가두려는 것, 이것이 바로 음모의 실체다.

국제연대 정책정보센터(PICIS)/세계화반대 여성팀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