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안희정 무죄 비판 “‘#미투’ 끝까지 함께”
국회의원들, 안희정 무죄 비판 “‘#미투’ 끝까지 함께”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8.15 11:31
  • 수정 2018-08-1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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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국회의원들 ⓒ뉴시스·여성신문
안희정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국회의원들 ⓒ뉴시스·여성신문

정춘숙·신보라·조배숙·김수민·윤소하 의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성폭력 사건 무죄 판결에 대해 일부 국회의원들도 사법부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판결 직후 공식 논평을 통해 판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춘숙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강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또 다시 좌절케 했다. 뿐만 아니라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미투 운동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번 판결은 성폭력 사건의 가장 강력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했고, 여전히 업무상 위력에 대한 판단을 엄격하고 협소하게 해석했다”면서 “재판부는 판결의 책임을 현행법상의 한계로 인한 ‘입법의몫’으로 미루었으나, 자신들의 협소한 법해석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의 태도에 대해 정 의원은 “피해자가 삶이 파탄지경에 이르고, 죽을 때까지 저항해야만 성폭력 피해로 인정한다는 과거의 잘못된 통념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성범죄 피해는 있지만, 증거가 없으니 가해자는 없다’는 한계를 드러냈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얼어붙은 해리상태에 빠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전형적인 피해자상(피해자다움)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성폭력 피해자의 처절한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법감정과 변화된 성의식과 무관하게 처벌기준을 적용해, 사법정의와 인권실현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잃어버렸다”면서 “적극적 법해석을 통해 수많은 성범죄 피해자의 용기에 정의롭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 피해자의 용기있는 외침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마지막까지 피해자와 함께 연대할 것이다. 향후 법률상의 미비점은 입법 활동을 통해 보완할 것이며, 미투 운동이 지속되고 성폭력 문제가 끝가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보라 “미투운동에 사형선고”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가 사실상 미투 운동에 사형선고를 내렸다”면서 “미투의 가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은 이어지는 모든 미투 관련 재판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은 “사법부는 피해자의 진술이나 증언만으로는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 하에서 성폭력 범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사실상 어떠한 미투도 법적인 힘을 가질 수 없다고 사법부가 선언한 것”이라며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던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감정과 완전히 괴리된 판결”이라고 했다.

김수민 “법·제도가 시대정신 못 따라와”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은 “권력 앞에 성적 자기 결정권을 따지라는 재판부의 판결은 참으로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노(No)라고 말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방송에 나와 전 국민 앞에서 지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지 감히 상상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녀의 편이 되어야 하며, 그녀에게 ‘주홍글씨'가 찍히지 않도록 지켜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법 제도의 미진함이 시대정신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국회 차원에서 성범죄에 대한 좀 더 명확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까지 바르고 정의로운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볼 것이다”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성범죄 피해자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소하 “업무상 위력 인정 불가 납득 안 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는 “무죄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이후 용기를 낸 여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선례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나 피해자 인사에 대한 임명권을 쥐고 있었고,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안희정은 김지은씨에게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임을 고려할 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재판부의 판결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윤 의원은 “이번 판결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란 어떠해야 한다는 기준을 상정해놓고, 김지은씨가 그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찾아내려고 애썼다는 생각마저 든다”면서 “시민들 인식과는 전혀 동떨어진 판단을 내린 재판부를 보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길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목소리를 낸 미투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률 개정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조배숙 “사회적 생사여탈권...위력에 의한 폭력”

조배숙 민주평화당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생사여탈권을 쥔 사람의 반인격적 요구가 위력에 의한 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위력 행사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두렵고 슬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조 의원은 “그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법조문에만 존재했다. 단 한 번도 인용된 적이 없는 조항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기대를 걸었다. 판결을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기 바랐다”고 했다.

이어 “1심 판결에 가장 충격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김지은 씨와 함께 미투 운동으로 큰 용기를 보여준 여성들께도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면서 “이제 1심일 뿐이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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