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 전, 피해자들의 묘역에 헌화하기 위해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장미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 전, 피해자들의 묘역에 헌화하기 위해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장미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4일 첫 위안부기림일 정부기념식

문 대통령 “전 세계가 여성 성폭력·인권 문제 반성하고

굳은 각성·교훈 삼을 때 비로소 해결”

“정부, 할머니들과 지속적 소통하고

피해자 중심 문제해결 노력하며

명예·존엄 회복 위한 기념사업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이(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양국 간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기념식 연설 중 “(위안부 문제는)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날 행사는 위안부 기림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열린 첫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위안부 기림일 행사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할머니들께 많은 것을 빚졌고,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광복 후에도 오랜 세월 은폐되고 부정됐다. 할머니들은 가족들에게도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한 채 고통을 안으로 삼키며 살아야 했다, 국가조차 그들을 외면하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복원해낸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할머니들 자신이었다. 침묵의 벽을 뚫고 나온 할머니들은 거리에서, 강연장에서, 법정에서, 한국에서, 일본에서, 또 세계 각국에서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호소했다”라고 말했다. 

또 “이제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명예회복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나비기금을 통해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아파봤기에 그 사람들이 얼마나 아픈지 안다고 말씀하신다. 그 울림이 너무도 크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이라며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고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식을 통해 국민이 피해자의 고통과 목소리를 깊이 공감하게 되셨기를 바란다. 생존 할머니들께서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도통신 보도를 보면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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