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영 디자이너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유지영 디자이너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유지영 미즈머츄어 집행위원장 

“나이가 든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져 가는 것입니다.”

유지영 ‘미즈머츄어’(Ms. Mature) 집행위원장은 “100세 시대, 40대 이후 여성들이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도록 가슴에 품은 꿈을 실현해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분야에서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 싶은 머츄어들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즈머츄어는 문화·예술·교육 등의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 롤 모델을 섭외해 공로상을 시상하는 행사다. 지난 6월 하얏트 그랜드볼룸에서 첫 시상식을 진행했다. ‘사랑, 소통, 융합, 배려, 겸손’ 다섯 가지의 덕목을 기준으로 외면의 미를 넘어 내면까지 진정한 아름다움을 겸비한 대한민국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처음 열린 미즈머츄어는 이 시대의 오드리 햅번을 찾아내는 데 목적이 있어요. 당시 마릴린 먼로와 같은 육감적인 배우가 미의 기준이었지만, 오드리 햅번은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룬 성공적인 배우로 평가되죠. 또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세계 구호 운동에 여생을 바치는 등 평생 기부와 봉사정신으로 존경받는 삶을 살았어요.”

올해 미즈머츄어 수상자로는 유지연 유니버설발레단 부예술감독, 차진엽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감독, 재즈작곡가 겸 음악프로듀서 레이철 곽, 홍나연 샐러드마스터 가디스 지사장 등 18명이 선정됐다.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양희은 바인그룹 바인코스메틱 대표 여성 CEO도 찾아볼 수 있었다.

“상을 받으신 분들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 오신 분들입니다. 시상식날 이들의 수상 소감을 듣고 있으니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뿌듯함이 밀려오더라고요. 수상자들이 이 상을 계기로 조금 더 나은 사회의 방향을 고민하고 다른 여성들에게도 귀감이 됐으면 합니다.”

이날 축하 무대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가 맡았다. 국내 유명 팝페라 가수와 색소폰 연주자 등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무대를 꾸몄다. 섭외부터 기획과 무대 연출 등의 모든 과정을 유 집행위원장이 도맡아 진행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현재 미즈머츄어 인물들에 대한 책도 집필 중이다. 관련 도서는 내년 출간을 앞두고 있다.

 

부모님께 배운 나눔, 인생철학 됐죠

사실 유 집행위원장은 ‘도흐’와 ‘그랜드 마더’ 등을 전개하는 여성복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다. 1988년 'by 유지영'을 론칭, 2002년 서울패션위크로 데뷔했으며 2006년 파리 프레타포르테, 2008년 상하이 패션위크, 2010년 서울패션위크 등에 참석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20년 가까이 패션디자이너로 일 해온 그는 수많은 기부와 봉사에 참여해왔다. 어린 시절 더불어 잘 사는 것이 훨씬 더 큰 행복을 불러온다는 부모님의 말과 행동을 보며 자란 영향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레 나눔은 그의 인생철학이 됐다. 또한 그가 전개한 나눔의 기쁨은 더 큰 행복을 가져왔다.

나눔에 대한 철학은 패션쇼로도 이어졌다. 2016년 국회 나눔 기부 스페셜 초청쇼를 진행했으며 2017년에도 나눔을 모토로 한 수많은 패션쇼를 기획, 연출했다. 속초장애인영화제 자선 패션쇼, 시니어 나눔 기부쇼, 미즈실버코리아 기부 초청쇼 등을 진행했으며 관련 의상 또한 모두 직접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시니어모델 자선패션쇼’ 또한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50대에서 70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니어 모델들의 용기는 제게 참 많은 감명을 줬습니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과 열정적인 워킹을 보면서 다른 패션쇼와는 다른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죠.”

다재다능한 그는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그림도 즐겨 그린다. 특히 그림은 인간 유지영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에 에너지를 쏟는 이유다. 요리에도 관심이 많다. 인테리어 소품을 하나하나 골라 직접 차린 ‘그랜드 마더’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예술적인 감성과 감각적인 분위기도 함께 전해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순수하게 그림을 시작한 만큼 수익금은 어려운 학생을 돕는 데 쓰고 있다. 매년 자신이 그린 작품을 전시해 수익금을 장학기금으로 전달해온 것. 유 집행위원장은 “그림을 통해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를 가져야 하는 디자이너로서의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다”며 “그림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온전히 나를 담을 수 있는 해방구”라고 말했다.

“패션, 그림, 글쓰기 등 일련의 예술 활동을 통해 저의 내면 세계를 표출할 수 있어 기뻐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만큼 이젠 그 행복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유지영 △Fashion 서울패션위크, 파리프레타포르테, 파리 앳모스피어, 상하이쇼, 북경패션위크, 후난성정부 초청쇼 외 다수 △Donation 국회 나눔 기부쇼, 속초국제장애인 영화제 기부쇼, 제이액터스 나눔 기부쇼, 평창올림픽 기원 기부쇼 외 다수 △Costume production  오페라 햄릿 의상 뮤지컬쿠거의상, 김종덕 무용의상 등 △Performance Planning 소프라노 최경아 콘서트 ‘숨’ 총기획 감독 연출, 미즈머츄어 총 감독 기획 연출 △Fine Arts 20회 개인전 및 아트웍 전시, 경향신문 올해의 우수 작가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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