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까막눈 ‘올드보이’ 당대표 후보들
성평등 까막눈 ‘올드보이’ 당대표 후보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8.08 08:29
  • 수정 2018-08-09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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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 당대표 경선 레이스...중장년 남성 일색

민주당 후보3인 출마선언문 여성·약자 없어

경험 많은 기득권 정치인들 남은 일은

​​지역갈등 넘어 성별갈등·여성 대표성 확대

미래당 신용현 후보만 성평등 구체적 제시

9월 5개당 대표 정의당 빼고 모두 남성될 듯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이 2일 오전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이 2일 오전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주요 정당들이 당대표 선출을 진행 중인 주요 후보들이 모두 남성인데다 연령대와 국회의원 선수가 높다는 점에서 일제히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여성은 자취를 감췄고, 성별 갈등이라는 사회 문제는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7선 이해찬(66)·4선 김진표(71)·4선 송영길(56) 의원. 심지어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5선 이종걸(61)·4선 최재성(52)·3선 이인영(54)·재선 박범계(55)·초선 김두관(59) 의원 등 5명 역시 평균연령 50대 중반의 남성이다.

지난 5일에는 4선 정동영(65) 의원이 민주평화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앞서 지난 7월 자유한국당은 김병준 명예교수를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운 바 있다.

오는 9월 2일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71) 상임고문이 당대표에 출마했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현역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1993년 14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을 시작으로 4선을 했다. 여기에 초선 비례대표인 신용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바른미래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손학규 상임고문과 신용현 의원 ⓒ뉴시스·여성신문
바른미래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손학규 상임고문과 신용현 의원 ⓒ뉴시스·여성신문

그럼에도 올해 9월 이후에는 원내 5개 정당 대표 중 여성은 이정미(52) 대표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당대표 후보에 여성이 없는 표면적인 이유로는 여성 국회의원의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경험이 축적된 다선 여성 정치인이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초선 비례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3선 이상 여성 국회의원은 11명뿐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당대표를 역임했거나, 행정부에서 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20대 총선 4개월 후인 2016년 8·27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민주당 추미애 대표, 2017년 6·27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2017년 7월 12일 이정미 대표가 경선을 통해 당선됐고 2018년 2월 민주평화당 창당으로 조배숙 의원이 대표로 추대됐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기득권에 유리한 정치 구조와 문화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여성정치인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의 정치 경험이나 선출방식 등 지배구조 체제를 뚫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구조와 문화가 어떻게 바뀌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성평등국가를 지향한다고 한다면 구성원도 거기에 걸맞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당대표가 남성이 된다면 원내대표는 여성으로 선출할 수도 있다. 당내 계파싸움이 아닌 다양성과 성평등을 시대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바꾸려고 한다면 힘이 있고 권력을 가진 쪽에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정치인이 없다는 점은 앞으로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지만, 당장 발등의 불은 현재의 당대표 후보들에게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성별 갈등에 대한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 후보 3인의 출마 선언문과 유세 발언에는 성평등이나 성차별, 성별 갈등, 여성혐오에 대한 입장을 찾아볼 수 없다. 약자에 대한 언급도 없다. 현재 신용현 의원만 당대표 출마선언문에서 성평등에 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놨고, 정동영 당대표는 당선 후 수락 연설문에서 여성을 간단히 언급했다.

김 교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미투 운동, 혜화역 등 이슈가 많은데도 정치권은 심각성을 못느낀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의 정치 대표성 강화 조치도 없다. 젠더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사회에 성별 갈등이 심각하다. 올드보이라고 불리는 남성 기득권을 최대한 누려온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앞장 서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이 정치 변화를 얘기하면서 지역갈등을 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성별 갈등 해소를 위한 성평등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송영길 후보는 인천이 지역구임에도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부산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배 본부장은 “현 정부 들어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게 양성 갈등인데 여당 후보나 새 야당대표의 적극적인 메시지가 없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진화된 사회로 가기 위해, 정치권 비리 문제, 기득권 심화 해소 방안으로 얘기되는 게 남녀동수다. 이 부분을 제도적으로 안착시키자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오랜 정치경험을 가진 정치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 본부장은 “특히 당대표가 앞장설 수 있는 게 공천권인데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약속할 수 있다면 후보들의 나이는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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