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나라

진정한 평등을 생각해 보는 그림책으로 여러 곰들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평등한 나라에는 파랑 곰과 분홍 곰이 산다. 모두 평등하다고 이야기한다.

분홍 곰은 유모차를 몰고, 화장실 청소를 하며 노동의 대가로 6천 300원을 받는다. 반면, 파랑 곰은 자동차를 몰고 큰 회사에 출근하며 1만 원을 받는다. 파랑 곰과 분홍 곰은 정말 평등할까?

책에서는 그 어떤 성별도 부여하지 않는다. 각자 어떤 성별을 떠올리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봄으로써 성 고정 관념을 확인하려는 시도이다. 성 고정 관념은 성차별이 익숙한 사회로 이끈다. 진정한 평등을 위해서는 성 고정 관념을 깨고, 현실에 반문해야 한다.

요안나 올레흐, 에드가르 봉크 / 풀빛 / 1만 5000원

 

 

한중일 역사인식 무엇이 문제인가

종전과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한일, 중일 간의 대립은 오히려 격화되는 느낌이다. 이 같은 역사 갈등의 이면에는 ‘위안부’ 문제, ‘난징 사건’, ‘야스쿠니 참배’ 등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가 깊이 내재되어 있다.

저자는 『한중일 역사인식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도쿄재판, 전쟁책임과 전후책임, 난징사건, 사할린 잔류 한국인, ‘위안부’ 문제 등을 국제법과 역사학의 관점에서 연구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한중일 간 논쟁의 대상인 ‘역사인식’이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누마 야스아키·에가와 쇼코 / 섬앤섬 / 1만 6000원

 

 

프랑스 일하는 여성처럼

프랑스는 워킹맘을 위한 사회 육아 시스템, 15분을 넘기지 않는 회의 등으로 가장 적게 일하지만 노동 생산성은 가장 높은 나라이다. 프랑스 여성들은 1년 유급휴가 25일, 하루 평균 노동시간 6시간을 가지며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삶을 가꾼다.

우리나라 여성들도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성은 보이지 않고, 중간에서 결재권을 쥔 임원은 온통 남자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임금 노동자의 40%는 비정규직이며, 중간관리자급(경력 10년 이상)이 되어도 같은 기간을 일한 동료 남직원보다 임금을 14% 덜 받는다.

왜 우리 여성들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도 삶을 누리지 못할까. 한국에서 일하는 여성이 설 자리는 없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까?

이쿠지마 아유미 / 푸른지식 / 1만 2500원

 

 

해리

불의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부정의 카르텔을 포착하고 맞서 나가는 약한 자들의 투쟁을 담은 단행본 2권 분량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선(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실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악(惡)의 진실을 다루고 있어 더 충격적이다.

작가는 『도가니』의 배경인 안개의 도시 ‘무진’을 다시 등장시키고, 표리부동한 인간들의 행태를 한눈에 드러내기 위해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이미지를 소설에 적용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짙은 안개는 도시에 씌어진 거대한 부정의 깊이를 상징하며, 페이스북 이미지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인격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적 장치가 된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거대한 악의 세력 앞에서 진정 우리에게 남은 희망이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만듦과 동시에, 그 희망을 일궈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깨어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뜨겁게 던지고 있다.

공지영 / 해냄 / 1만 4500원

 

 

미스 플라이트

『미스 플라이트』는 근무하던 항공사에서 노조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끝내 죽음을 택한 딸 ‘유나’와 평생 몸 담았던 군대에서 관성처럼 비리에 가담하고 침묵했던 아버지 ‘정근’의 이야기다.

‘부성애 서사’의 장르적 기법을 차용한, 딸의 죽음과 그 진실을 밝히려는 아버지의 분투가 담긴 소설이다. 다만 작가는 장르를 의심하고 비튼다. 그리하여 주목하는 것은 군인의 딸로 살던 유년부터 서른한 살의 ‘미스 플라이트’가 되기까지, 부당한 일에 부끄러워하고 함께 싸우며 ‘똑바로’ 살고 싶어 하던 유나의 삶이다.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에 박민정 작가가 쓰고, 독자에게 가닿게 될 이 소설은 부성에 서사의 탈을 쓴 여성 성장의 서사이다.

박민정 / 민음사 / 1만 3000원

 

 

그림책이 있어서 다행이야

단순히 그림책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아들 셋을 키우는 엄마가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한 순간 그림책에게 위로받고 힘을 얻었던 시간들을 포착한 농도 짙은 기록이다.

엄마라는 자리가 벅찰 때, 엄마가 아닌 원래의 내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때, 엄마라는 삶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며 사무치게 억울할 때, 지금 당장 손이 닿는 곳에 잔뜩 쌓인 그림책을 펼쳐보면 어느 순간 나를 다독이고 있는 그림책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 읽기가 아닌 엄마의 고단함을 조금은 덜어줄 따뜻한 그림책을 읽을 시간이다.

이지현 / 수오서재 / 1만 3800원

 

 

아동학대 예방&대처 가이드

이 책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그리고 부모와 교사 입장에서 대처하기 어려운 세 가지 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다. 법과 사례를 중심으로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점검한다.

저자는 이 책에 아동폭력을 예방하고, 이후 대처 방안에 대해서 ‘법’을 핵심 삼고 있다. ‘법’은 아동의 권리와 아동학대가 일어났을 시 처벌규정을 명시해 놓고 있다. 또한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가정의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 아동학대를 예비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놓았다.

이보람 / 푸른들녘 / 1만 5000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